"오히려 어른들이 하나님의 실재 의심하도록 유혹한다"

한국영성과심리치료학회 보수교육에서 이신건 교수 발표 "영성과 어린이 신학"
이신건 박사   ©서울신대

"도리어 우리 어른이 어린이로부터 영적인 자세를 배워야 한다"

최근 서울신대(총장 유석성)에서 열린 한국영성과심리치료학회 보수교육에서 이신건 교수(서울신대 조직신학)가 던진 이야기다. "영성과 어린이 신학"을 주제로 발표한 그는 "우리가 어린이에게 배울 수 있는 영적인 자세가 무엇인지를 성서 본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리고 어린이처럼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배워보기로 하자"고 제안했다.

먼저 이신건 교수는 "어린이는 하나님을 향해 자신을 여는 삶의 모범"이라 했다. 오히려 어린이가 자랄수록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불신을 더 많이 가르치고, 자신의 실재만이 아니라 주위의 실재, 하나님의 실재를 의심하도록 유혹한다. 세상을 믿지 말라. 남을 믿지 말라. 자신도 너무 믿지 말라. 그리하여 결국 세상과 사람의 창조주이신 하나님도 믿지 말라고 세뇌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어린이 안에 가장 충만히 임재하신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어머니의 젖을 빠는 젖먹이의 옹아리를 통해서 영광과 찬양을 받으신다"며 "우리 어른이 어린이가 자랄수록 더욱 더 이 빛을 가리고 덮으려고 하며, 그 대신에 모조된 빛, 인공적이고도 인위적인 세상의 빛으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신건 교수는 온전한 영성에 이르는 길로 ▶성서 읽기 ▶기도 ▶찬양 ▶섬김 등을 들었다. 먼저 성서 읽기에 대해 그는 "갓 태어난 아기만큼 엄마의 젖을 간절히 사모하는 존재는 없는데, 돌아서면 젖을 달라고 보채는 아기에게 엄마는 언제나 자신의 넉넉한 가슴을 열어준다"며 "성서는 날마다 새롭고 넉넉하게 자신을 열어주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계속 성장하는 필요한 것으로서 영원한 생명의 양식인 성서를 대신할 만한 것은 없다"고 했다.

이어 "교만한 사람은 더 이상 성서를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부터 멀어지지 않으려면, 언제나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는 갓난 아기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며 "먼저 하나님의 말씀으로 깨어나지 않으면, 그리고 그 말씀에 깊이 뿌리를 내리지 않으면, 영성에 대한 열성은 비뚤어진 영성으로 빠지기 쉽다"고 이야기 했다.

또 이신건 교수는 "예수님께서 그 누구보다도 어린이를 기도하는 자의 진정한 모델로 삼으셨다"고 이야기 했다. 어린이는 항상 부모에게 의존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어린이는 항상 곤궁하고 위급한 상황에 빠지기 때문에, 아니 어린이는 겸손하기 때문에 가장 자주, 가장 열렬히 부모님을 졸라대고, 지원을 요청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좋은 아빠(엄마와 같은 아빠)이시기 때문에, 그리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아니 하나님은 우리의 좋은 친구이시기 때문에 그분에 구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만이 아니라 특권이란 것이다.

덧붙여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바꾸려는 의도만을 포함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으로 우리의 뜻을 바꾸는 의도도 포함하고 있으며, 기도는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통로이기도 하다"고 했다. 자식을 위해 강청하는 불쌍한 과부 못지않게 어린이도 부모에게 강하게 졸라대는 인간의 모범이다. 그러나 어린이는 부모의 뜻을 신뢰하고 순순히 받아들일 줄도 아는 존재이다. 때문에 이 교수는 "어린이가 기도의 모범이면서도 순종의 모범"이라 했다.

지난 26일 서울신대 우석강당에서는 한국영성과심리치료학회 보수교육이 이뤄졌다.   ©한국영성과심리치료학회

찬양에 대해, 이신건 교수는 "어린이만큼 즐거이 노래를 부르는 존재가 없다"고 했다. 늘 새롭게 성장하는 어린이는 어른처럼 해묵은 노래만을 부르지 않고, 항상 새 노래로 찬양하기를 기뻐한다(시 98:1)는 것이다. 그는 "어린이가 감정과 생각을 가리거나 왜곡하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는 것처럼, 찬양할 때에도 우리는 가급적, 아니 절대적으로 순수한 어린이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하나님 앞에서 어른처럼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숨기고 가리고 체면을 부릴 까닭이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하나님께서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보다는 어린이처럼 순전한 마음으로 드리는 순수한 찬양을 더 즐겨 받으신다"고 했다. 하나님은 교회당의 지정된 시간(예배시간)과 지정된 공간(성가대석, 청중석)에서 드리는 찬양보다는 그 어디서나 항상 찬양하는 것을 더 기뻐 받으신다는 것이다. 실지로 성경 속 하나님은 예루살렘 성 앞에서, 거리에서, 아니 삶의 한 복판에서 "호산나"라고 외치며 크게 노래한 어린이들의 찬양을 온전케 여기셨고, 기쁘게 받으셨다.

마지막으로 이신건 교수는 "성서 읽기와 기도, 찬양은 물론 혼자로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가급적 공동체 안에서, 그리고 공동체와 더불어 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섬김만은 결코 고독한 개인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며 "성서 읽기와 기도, 찬양은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행위이지만, 섬김은 이웃을 향해 나아가는 행위라고만 생각하고 소홀히 여기기 쉬운데, 섬김은 이웃을 통해 하나님에게 나아가는 간접적인 행위"라 했다.

이 교수는 "동전 양면과 같이 이웃을 위한 섬김은 하나님 하나님을 위한 섬김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하고, "하나님은 이웃을 섬기는 행위 안에서도 임재하시며, 이를 통해서도 큰 영광을 받으신다"고 했다. 더불어 "가치가 사랑을 낳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가치를 낳기 때문에 섬길 가치가 있는 자만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도 섬길 가치가 없는 사람을 진정으로 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조물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한편 "영성과 아동상담"이란 주제로 26일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이신건 박사의 발표 외에도 "아동의 인성형성에 대한 영성의 영향"(윤종모) "아동상담의 영성적 해석"(전혜리) "영성과 아동상담의 실제"(신은자) 등의 발표가 이뤄졌다.

#이신건 #서울신대 #한국영성과심리치료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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