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해역에 재투입됐던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이 26일 팽목항으로 되돌아왔다.
이 대표 바지선 고정을 위해 설치하려던 '앵커(고정장치)'가 사고해역에서 이미 수색작업 중이던 바지선의 앵커와 얽히면서 안전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다이빙 벨을 선적한 바지선은 이날 오전 낮 12시께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행정부두선에 정박했다. 지난 25일 오전 10시 사고해역으로 출항했다가 하루 만에 되돌아온 것이다.
이 대표의 다이빙 벨은 앞서 지난 21일에도 실종자 가족의 요청으로 사고해역에 도착했다가 안전상의 이유를 댄 정부 측의 거부로 써보지도 못한 채 인천에 있는 이 대표의 사무실로 되돌려졌다.
하지만 지난 24일 실종자 가족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해양경찰청장의 면담 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전화요청을 해 수색작업 참여를 허락받도록 했다.
다이빙벨이 수색작업에 활용되지 못한 채 돌아온 이유는 표면상은 안전상의 문제이다.
침몰지점에 수색작업을 위해 정박해 있는 민간 인양업체인 언딘측은 앵커가 끊어지면 제2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다이빙벨을 활용한 이 대표의 수색작업 합류를 사실상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그렇게(앵커가 얽혀 끊어질) 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느냐. 지금 중요한 것은 수색작업이지 체인(앵커) 끊어지는 게 문제가 아니다. 어떤 게 우선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딘측 제지의 배경에 대해 "여태껏 해왔던 작업에 (내가)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실종자 가족 사이에서는 다이빙벨을 투입하려면 언딘의 바지선을 빼고서라도 이 대표측 바지선을 정박시켜야한다는 의견과 언딘측 바지선과 이 대표측 바지선이 나란히 정박한 채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바지선은 또다시 돌아왔지만 다이빙벨 투입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이 대표는 팽목항 도착 직후 바지선에 마련된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실종자 가족 대표단, 해경 등과 5분여 동안 회의를 가지며 대책을 숙의한 뒤 다시 한 번 다이빙벨을 투입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상 조건이 좋아지는 데로 다이빙벨을 재투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투입시기는 결정하지 못했다"며 "아마도 29일께 투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이빙벨은 조류의 영향은 받지 않는다"며 "파도 높이 1.5m 정도에서 작업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