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역'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교회에 '고등부', '대학부', '청년부'가 없어지고 있으며, 좀처럼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청어람 아카데미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 지역교회의 청년사역은 장기적 침체 기조를 현실로 받아들이며 단기적 현상유지에 사활을 거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청어람아카데미는 청년사역의 위기라는 문제 인식을 갖고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창천교회에서 '한국교회 청년사역, 공적신앙(Public Faith)을 주목하라'는 주제로 제5회 청년사역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청어람 아카데미는 청년사역컨퍼런스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하며 "기독교 신앙은 다시 한 번 자신과 세상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묻게 하고, 인생의 모험과 도전을 시도하게끔 하는 매력적 부르심이 되어야 한다"며 "위기에 빠진 '청년사역'의 대안은 '공적신앙'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앙의 관심사를 개인의 내면적 차원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적 층위까지 적극적으로 포함하는 태도를 '공적신앙'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거기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제기되는 고민을 다루고 이를 신앙 안으로 포괄해내려는 전향적 태도가 핵심"이라고 했다.
또 "보수와 진보의 구분을 넘어서서, 세계적으로 이런 흐름이 점차 더 뚜렷이 형성되고 있다"며 한국교회와 신앙운동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부각되고 있음을 본다. 이번 컨퍼런스는 바로 이 흐름을 포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컨퍼런스는 이강일 소장(IVF 한국복음주의운동 연구소), 백소영 교수(이화여대), 양희송 대표(청어람 ARMC)가 각각 발제를 담당했으며, 이후 사례발표가 이어졌다.
이강일 소장은 '복음주의 운동, 공적신앙으로 나아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먼저 한국교회의 위기를 지적했다. 그는 "기윤실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개신교 신뢰도가 2008년 18.4%에서 2014년인 올해 8.4%로 추락했다. 2010년까지 17%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라며 "100명 중에 92명이 기독교를 신뢰할 수 없다는 말이며, 대다수가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복음주의 진영은 상황이 안 좋을수록 전통적인 사역, 복음전도와 제자훈련에 더 매달렸다. 하지만 이제는 빨간불이 커지면서 귀를 찢는 경보음이 들려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도 게으르지 않았던 것 같고, 항상 주어진 사명에 충실했던 것 같은데, 왜 사람들은 우리에게서 멀어져가고, 우리들은 피곤해할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 소장은 복음주의 운동은 돌파구를 시대적 과제와 씨름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음주의 운동은 살길을 찾아야 한다"면서 "대중을 어떻게 설득하며, 새롭게 공적 신앙으로 표현되는 복음주의 운동의 과제를 수행할 것인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우리나라 선교단체의 공적 기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학생 선교단체들은 복음주의적 리더십 재생산구조를 갖추고 있고, 지역교회가 확보하지 못하는 상대적으로 균질한 평신도 인력풀을 가지고 있다"며 "복음주의 운동이 지속가능하려면 대학생 선교단체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공공적 실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선행연구로 공적신학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적신학에 대해 기존의 해방신학, 민중신학과 같은 급진적 성향은 보이지 않으면서도, 교회 내부에 매몰되는 경향은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전통적 기독교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사회참여를 모색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시사점이 많은 신학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양희송 대표는 '청년사역, 공공성의 지평을 열자'라는 강의를 통해, '공적신앙'을 향한 노력이 이론적 학습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실천적 학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교회가 시기에 따라 사회적 용서와 화해의 문제를 제기하고,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짚으며, 자유와 해방의 가치를 선제적으로 상기하면 꾸준히 사회적 영성을 개발해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양 대표는 '사회적 성경공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점차 증가하는 다문화 상황, 외국인 노동자, 소수자 인권, 노동문제, 장애인, 여성 등을 비롯해 빚, 부동산, 투기, 명품소비, 성형, 패션, 다이어트, 채식 등의 다양한 국면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소영 교수는 '신앙의 공적 전환, 이렇게 시도하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신앙인들은 공적 세계에서의 활동을 통해 신앙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와 사회적 교집합 영역에서 교회의 사회적 역할이 가능할 것이며, 이를 위해 개신교의 사회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개혁주의 전통 신학자들은 '가정'도 공적 담론의 영역이라고 주장했다며, 사회를 개혁할 미래의 일꾼들을 길러내는 것도 분명 공적 차원의 중요한 비전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