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이 장기화하면서 민간 자원봉사 잠수사 투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고 첫날부터 팽목항에 내려온 UDT동지회 소속 등 민간 잠수사들은 해경 측의 무성의하고 안이한 대처가 이번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 측은 수색·구조 작업에 참여할 기회를 제대로 주지 못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들의 구조실적은 없다"며 '무용론'을 주장하고 있다.
UDT동지회는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경의 원활하지 못한 업무처리로 잠수사들이 물에 한 번도 들어가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동지회는 "사고 첫날부터 잠수사들이 팽목항에 집결하기 시작해 다음 날인 17일에는 잠수 장비를 실은 민간 바지선 4척도 동원했지만 해경의 거부로 작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되는 '사고해역 진입 허가 요청'에도 해경은 '기다려달라 연락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시간을 끌었다"며 "20일 오전까지 답이 없어 항의했지만 또 묵살 돼 철수했다"고 격분했다.
동지회는 "현역으로 활동하는 군·경 구조요원들은 UDT동지회의 후배들이다. 이번에 참여한 회원 모두 UDT 출신이며 80%는 수중공사와 잠수 관련 일을 하는 베테랑"이라며 "첫날부터 현장에 투입됐다면 진로를 개척했을 것"이라고 해경 측의 책임을 물었다.
그러면서 "해경이 안일하고 관료적인 자세로 우리의 요청을 묵살하는 바람에 어린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부 측의 입장은 달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참여 기회를 제대로 드리지 못해 송구스럽다"면서도 이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고명석 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구조현장에 UDT와 SSU, 특전사 등 700여명의 정예 잠수요원들이 구조작업에 임하고 있다"며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총 34개 단체 343명이 현장에 방문했으며 이중 16명이 실제로 입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찾으면 기존 작업을 중단하고 이들에게 입수 기회를 줬으나 대부분 10분도 안 돼 물 밖으로 나왔다"며 "현재까지 자원봉사자들의 구조 실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의 뜻과 달리 절박한 작업 현실을 고려할 때 불가피하게 이들의 참여를 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참여제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사고대책본부가 해명에 나섰지만 생존자는 여전히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어 자원봉사 민간 잠수사들의 투입을 제한해 화를 키웠다는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