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속도를 높이며 유 전 회장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24일 유 전 회장 일가 자택, 청해진해운 본사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 분석 작업과 함께 계좌추적에 돌입했다.
검찰은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간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내부 회계자료와 법인자금 지출내역 등을 분석하는 한편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관기관으로부터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금융거래내역 자료 등을 넘겨받아 검토 중이다.
검찰이 수사 착수 이틀 만인 지난 23일 유씨 일가의 자택과 주요 계열사 및 종교단체 사무실 등 10여곳 이상을 동시에 압수수색하고 유관기관들과의 공조에도 나서면서 유 전 회장에 대한 소환시기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유 전 회장에 대한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유 전 회장과 장남 유대균(44)씨를 소환할 방침이다.
또한 현재 유럽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남 유혁기(43)씨에 대한 정확한 소재지 파악에도 나섰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가 청해진해운의 부실한 경영과 안일한 선박 관리로 이어지면서 세월호 사고를 일으킨 구조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차려놓고 계열사를 편법으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회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회장은 빼돌린 회삿돈을 자신의 두 아들에게 편법으로 증여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국내외 2400억~3000억원 상당의 자산을 축적해가는 과정에서 청해진해운과 계열사 지분 대부분을 회사 임직원 명의로 차명 보유한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또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탈세 및 국외 재산은닉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해외 페이퍼컴퍼니, 종교단체 등을 통해 복잡한 경로로 자금을 세탁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일가와 측근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계좌추적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재산 이외에 수백억원대의 은닉 재산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청해진해운의 김한식(72) 사장과 계열사·관계회사 대표 등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을 은닉하는 데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로비에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 전 회장의 측근들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여부 및 정확한 규모와 사용처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다.
만약 유 전 회장 일가가 비자금을 조성해 정·관계 로비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면 소환 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해운업계의 부패 관행에 대한 수사 역시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의혹을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유 전 회장을 언제 소환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