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여객선 세월호를 운영하는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쏠리면서 80년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 전 회장이 연루됐다고 알려진 '오대양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한 매체는 "구원파의 핵심 인물로 알려진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비롯해 청해진해운 직원 상당수가 구원파 신도라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과거 청해진해운에 몸담았던 한 직원은 "청해진해운 직원 중 90%이상이 구원파 신도라고 볼 수 있다. 구원파 신도가 아니더라도 교육 등을 통해서 신도로 만든다"고 증언했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의 부인이 구원파 신도였으며 이준석 선장도 해운사에 들어온 뒤 믿음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원파는 1962년 권신찬 목사와 그의 사위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세웠다. 신도는 약 20만 명이다. 1992년 대한예수교장로회에 의해 이단으로 규정됐다.
'오대양사건'은 박순자 씨가 1984년 오대양을 설립하고 종말론을 내세우며 사이비 교주로 행세하다 신도와 자녀들과 집단 자살한 사건이다. 박 씨는 자신을 따르는 신도와 자녀들을 집단 시설에 수용하고 신도들로부터 17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사채를 빌린 뒤 원금을 갚지 않았다. 박 씨는 돈을 받으러 간 신도의 가족을 집단 폭행하고 3명을 살해한 후 잠적했다. 그리고 범행과 조직의 전모가 공개될 것을 우려해 집단 자살극을 벌였다.
오대양사건을 보면 지난 1987년 8월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에 위치한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의 구내식당 천장에서 회사 대표 박 씨를 비롯해 32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숨진 사람들은 구원파 신도였다.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이 장인인 권신찬 목사가 1962년에 설립했다.
당시 검경은 박 씨가 사채 170억 원을 끌어쓴 뒤 갚지 못해 집단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후 1991년 7월 신도 김모 씨 등 6명이 경찰에 "집단 자살 이전에 총무 등 3명을 살해 암매장했다"는 오대양사건의 진실을 밝혀 다시 한번 유 전 회장과의 연관성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검 중수부는 오대양사건 배후에 권신찬 목사와 그의 사위 유 전 회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방위 수사를 펼쳤지만 관련성을 밝혀내지 못했다. 대신 유 전 회장이 신도들에게 거액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가 인정 돼 징역 4년을 받은 것으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을 비롯해 청해진해운 직원 상당수가 구원파 신도라는 증언이 나와 유 전 회장의 오대양사건 연루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다.
23일 청해진해운 전 직원은 KBS와 인터뷰에서 "(직원의) 90% 이상이 (신도라고) 볼 수 있다. 구원파 신도가 아니더라도 교육 등을 통해서 신도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준석 선장 같은 경우는 원래는 부인이 신도였다. 본인은 절실하지 않았는데 해운사 들어와서 집회도 참석하고 좀 신실해졌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선사와 선주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이날 오전 유병언 전 회장과 두 아들의 자택, 구원파 사무실 등 1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한편 유 전 회장은 '아해'라는 이름으로 사진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