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회장 이성민)은 구순구개열 기형 아동 뿌뜨리(여, 4세)를 지난 4일 한국으로 데려와 연세대 치과대학병원서 수술을 받고 21일 돌아갔다고 23일 밝혔다.
구순구개열은 입술(구순)과 입천장(구개)이 떨어지거나 갈라져 있는 것이다. 출생신고도 없이 자라던 뿌뜨리는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하는 기아대책 함춘환 기아봉사단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입국절차를 받아 한국에 왔다.
함 기아봉사단은 "뿌뜨리가 사는 인도네시아 '숨바'는 섬 전체가 석회질로, 나무나 풀이 자랄 수 없는 황량한 땅"이라고 설명했다. 이 곳의 유일한 식량은 옥수수죽이나, 몇 년 째 이어진 흉년으로 하루 한 끼도 먹기 어렵다. 그는 "숨바섬 아이들은 쌀 밥 한 그릇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인데, 뿌뜨리는 9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데다 입모양 때문에 음식을 먹거나 소화시키지 못해 영양상태가 더 안 좋다"고 말했다.
수술을 담당한 연세대 치대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정영수 교수는 "지금까지 본 구순구개열 환자 중 상태가 가장 심각했다. 한국에서는 보통 출생 일 년 될 때쯤 구순열 수술을 하는데, 뿌뜨리는 뼈가 자리 잡힌 상태인데다 입술을 이어 붙일 부위가 좁아 지금까지의 수술 중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다.
뿌뜨리는 지난 8일 1차 구순열 수술을 마쳤다. 기아대책 유진희 팀장은 "뿌뜨리는 수술 후 달라진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고 웃기도 했다"며, "연세대 치대병원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과 함께 지원하는 메디컬코리아나눔의료기금에서 수술비 일부를 받기로 했지만, 아직 2차 수술이 남았다. 6개월 후 재입국해 구개열 수술을 받아야 마무리되는데, 1∙2차 수술비 뿐 아니라 두 번에 걸친 항공료 5백여만원 등 비용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