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세월호 사고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체육관에 한 여대생이 붙인 대자보가 주목 받고 있다.
이 여대생은 체육관 입구 유리문에 '저는 어쩔수 없는 어른이 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총 3장의 대자보를 붙여 구구절절 심경을 토로했다.
이 여대생은 "재난사고 어쩔수 없었다. 무능해서 어쩔수 없었다. 기사가 경찰이 직업이라 어쩔수 없었다. 아는게 없어서 어쩔수 없었다. 돈이 많이 들어 어쩔수 없었다. 지위가 높으신 분이라 어쩔수 없었다. 내가 살려면 어쩔수 없었다. 내 나라가 대한민국이라 어쩔수 없었다"며 "나는 이 나라에서 내 소중한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가? 억울하고 분하다"고 했다.
또 "내가 이런 참담한 세월을 몇십년 더 보내려니 착잡한 마음이 끝까지 올라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지휘고하 막론하고 단계별 책임을 묻겠다' 선장은 무기징역"이라고 적은 후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달린 직업에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게 맞냐고 먼저 묻고 싶다. 1년 비정규직으로 목숨 걸고 일한다는 말부터 정말 믿을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어"몇백명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직업에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그런 사회를, 무책임한 사회를 만든 우리가, 그 1년 계약직 선장에게 책임에 대해 묻는 것은 그야말로 책임전가이며 책임회피는 아닐런지"라고 덧붙였다.
이 여대생은 "더 이상의 인명피해 없이 무사귀환 간절히 바라고, 바랍니다"고도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