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건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주민들이 지역명 사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 전남 진도와 큰 피해를 본 경기 안산 등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아들과 딸을 잃어 슬픔에 빠진 안산시민들은 '재난의 도시'로 낙인찍힐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흡사 안산시에서 사고가 난 듯하다는 게 시민들의 불만이다.
단원고 인근 고잔 1동에 사는 김모(38)씨는 22일 "인터넷에서 '안산'을 검색하면 '침몰', '여객선 사고' 등 부정적인 글들이 많이 뜨는데 사고에 왜 지명을 실명으로 넣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기존에 낡은 공단이라는 도시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사고를 낸 것이 꼭 안산시가 되는 것 같아 속이 많이 상하다"며 "지역명 보도는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와동에 거주하는 박모(45·여)씨도 "멀리 사는 친인척들로부터 '괜찮으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면서 "이번 사고가 끔찍한 이미지로 바꿔 버리고 말았다"고 했다.
단원고 3학년 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후배들의 사고로 힘들어하는 아이가 언론에 자꾸 후배들과 학교의 이름이 나오면서 괴로워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진도군 역시 언론에 '진도'라는 지명을 쓰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이런 점들을 살펴 도교육청은 이날 '단원고 사고대책본부'의 명칭을 '세월호 침몰 사고 경기도교육청 대책본부'로 변경하기도 했다.
도교육청 정상영 부대변인은 "지역과 학교, 학생 전체의 이미지가 훼손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언론에서도 그 지역명이나 학교라는 이름을 따지 않고 보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2년 '오원춘 사건'이 난 수원시와 지난 해 7월 '10대 엽기 살인사건'이 발생한 용인시도 지명 사용을 자제해 줄 것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