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늦어 숨졌다" 부검 의뢰 잇따를 듯

"조금만 더 빨랐다면 우리 아이는 살 수 있었다고..."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7일째인 22일 희생자 가족들이 수습된 시신 상태를 놓고 "구조가 늦어져 숨졌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한 가족들의 부검 의뢰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대표단은 이날 "단순 익사라고 보기 힘든 시신들이 나오고 있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사고 이후 살아있는 상태에서)구조 가능성이 있었는지 부검을 통해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확한 사인을 알고자 하는 가족들은 부검을 신청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사고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이 대거 들어오고 있는 팽목항에서는 "어제 발견된 아이 하나가 손만 조금 불었다"며 단순한 익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가족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전남 실내체육관에 모여 있는 실종자 가족들도 추가 시신 수습 발표가 날 때마다 절규하고 있다.

아들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비보를 들은 안산 단원고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살아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살아있었는데 너희들(정부)이 죽였다. 우리 아이는 살 수 있었다"며 절규했다.

페이스북에 '아직 살아있다'는 글이 올라와 진위 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안산 단원고 A(17)양의 부모도 "분명히 살아있다고 했는데"라며 "정부가 허위글이라고 해버리더니 결국 이렇게 됐다"는 말을 남긴 채 체육관을 떠났다.

A양처럼 '카카오톡 생존자 명단'에 포함돼 있던 일부 학생들의 시신이 수습되면서 이 같은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톡 생존자 명단'은 "살아 있다"며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전송된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대화, SNS에 오른 글 속에 등장하는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이름을 학부모들이 정리한 것이다.

경찰이 모두 거짓인 'SNS 괴담'으로 결론 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오히려 경찰과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감추고 있다"며 반발해 왔다.

부검 결과 익사 이외의 사망 원인이 나올 경우 '세월호 참사'의 책임론이 선사에서 정부로 급격하게 쏠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실종자 가족대표단은 "의혹이 남지 않도록 가족들의 입회 아래 부검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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