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일주일째인 22일 전남 진도군 진도체육관에 대기 중인 실종자 가족들은 밤 사이 들려온 희생자 인양소식에도 비교적 차분하게 아침을 맞았다.
실내 조명이 24시간 체육관을 밝히고는 있어 안에 있다보면 낮과 밤의 변화에 둔감해질 수도 있지만 2층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은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실종자 가족들의 두 눈은 붉게 충혈 돼 있었다. 겨우 쪽잠을 청했던 이들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하나둘씩 세면장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무거웠지만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은 꼭 쥐고 하루를 시작했다.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자원봉사자들의 손길도 분주해졌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손놀림은 바빠지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할 생필품 등을 나르는 자원봉사자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다.
진도체육관 안팎에서는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 할 것 없이 24시간 방송되는 TV뉴스에 눈을 떼지 못했다. '혹시나 생존자가 구조됐을까' 하는 희망섞인 눈빛이었다.
오전 8시께 희생자 인양 소식이 전해졌다. 체육관 강단에 놓여진 대형 화면에 수습된 희생자의 인상착의가 나오자 실종자 가족들의 시선이 고정됐다.
이내 한 여성이 "어떻게"라며 터져나오는 울음을 막고 '신원확인반'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체육관 2곳에 마련된 '신원미확인' 명단 앞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한글자라도 놓칠세라 쉽게 눈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체육관에 모인 대다수의 실종자 가족들은 차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35분 현재 사망자는 104명, 실종자는 198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