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재난·범죄 예방 및 관리 등 사회 안전망 지원을 통한 선교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교정·경찰·소방 선교 사역자들이 각 선교 영역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워크숍을 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예장통합) 국내선교부는 21일 오전 11시 30분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 제2연수실에서 제98회기 총회 교정·경찰·소방 선교 워크숍을 개최했다. 교단 소속 교정, 경찰선교 담당자뿐 아니라 소방 선교 담당자까지 처음으로 함께 모인 이 행사는 '그리스도인,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는 이번 총회 주제를 따라 특수한 선교현장인 교정, 경찰, 소방 선교 현장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나누고,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를 세우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각 노회 국내선교부 임원, 교정선교협의회 회원 및 교정선교후원회 임원, 경목협의회 회원 및 경찰소방선교후원회 임원 등 30여 명은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와 가족, 현장 구조대원들을 위해 기도했고, 여러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한국 교계뿐 아니라 총회 내에서도 주목받지 못한 교정, 경찰, 소방 선교 현황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개회예배는 교단 경목협의회 서기 안상훈 목사의 사회로 교정선교협의회 회장 황종연 목사의 기도, 교정경찰소방 선교분과장 송재구 목사의 설교, 교단 경목협의회 회장 임부성 목사의 축도로 진행됐다.
황종연 목사는 "예기치 않는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고 깊은 절망과 슬픔 가운데 있는 세월호 피해 가족과 국민에게도 부활의 소망이 임하게 해달라"며 "우리의 간절한 기도가 모아져 기적이 일어나고, 생명 되신 주님의 희망의 빛이 이 민족에게도 비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송재구 목사는 "뜻하지 않은 해상사고로 말미암아 온 나라가 슬퍼하는 이 시점에도 소방공무원들은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위험한 곳에서 한 생명이라고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교정, 경찰, 소방 선교는 이 시대 가장 고귀한 선교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적으로 메말라 있는 교정, 경찰, 소방 선교 현장에서 각 공무원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올바른 역할을 감당하고, 성령의 불이 활활 타오르게 하는 사명을 감당하자"고 당부했다.
이날 국내선교부 총무 남윤희 목사는 "세월호 사고로 집단적 우울 현상에 있는 가운데 목회 사역을 감당해야 할 목회자들 가운데도 하나님의 위로가 있기 바란다"며 "특히 사회 안전망을 통한 선교라는 공통점을 가진 교정, 경찰, 소방 선교가 각 선교 활성화 방안과 국가적 재난 시 사회안전시스템 지원 방안 등을 함께 논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교단 소속인 안산제일교회의 세월호 피해자 11명 중 10명이 실종된 상황을 전하며, 총회 차원의 지속적인 모금과 지원을 위해서도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 안전 지키는 소방관 돌봄 사역 절실
지난 7년간 용산소방서 소방목사로 섬겨 온 최철용 목사는 '소방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특강에서 "사고가 나면 생명을 걸고 구조하고, 그 과정에서 시신 등을 보는 일 등이 반복되면서 소방관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다"며 "국민의 재산과 생명, 안전을 지키는 전국의 4만 5천 소방관들을 정신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영적으로 돌보는 데 교단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열악한 상황인 소방 선교에 군, 학원, 교정, 경찰 선교 분야와 동일하게 관심을 두고 기도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비통한 가운데 있지만, 이보다 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사고를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평소 소방관들에게 상담을 통해 용기와 힘을 주는 등 소방 선교를 총회 차원에서 제도화하고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다.
최 목사는 소방공무원의 심리안정과 정서함양 도모, 안전사고 발생방지, 복지증진을 위해 각 소방관서가 종교지도자를 위촉하는 '소방관서 종교지도자 운영규정'(소방방재청훈령 제152호)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목회자가 소방서를 먼저 찾아가거나 소방관들을 초청하여 소통하고 격려, 위로하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기독 소방관들이 모인 소방선교회가 단순히 종교적 모임이나 친목 모임이 아니라 '흩어지는 교회'로서 사회에 바람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교회와 사역자들이 소방선교회를 섬길 것을 당부했다.
경목실, 작지만 교회로서 면모 갖추고 사역해야
1999년부터 영등포경찰서 경목실에서 사역해 온 김영미 목사는 이날 '경목실 운영 및 경찰선교사역 사례'에서 구체적인 사역 경험을 전했다. 김 목사는 "1년마다 인사이동이 있는 경찰서장은 부임 후 될 수 있는 한 빨리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서장의 종교를 알 뿐 아니라 서장과 과장들에게 '경찰서교회 담임목사'(경목실 목사)로서 인정받으면 1년간 경찰서 예배에 참여하는 신우회원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목실이 작지만, 교회로서 면모를 갖추고 하나님만 높이고 말씀을 담대히 선포할 때, 경목실의 위치도 달라지는 것을 경험해 왔다"며 "어떤 계급의 간부들이라도 하나님만이 교회의 주인 되심을 선포하고, 예배에서는 일반 평신도로서 섬김의 자세로 임해줄 것을 사전에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등포경찰서 경목실의 사역으로 성례전 집례, 아침 기도회 및 말씀큐티, 수요신우예배, 전의경 주일예배, 전의경 상담, 새신자 교육, 순직경찰관 및 가족 심방, 각 교회의 민원요청 지원, 유치장 선교 등을 소개했다.
수형자 근본적 변화 위해 교정 선교 중요
서울구치소 사회복귀과 과장이자 법무부교정기독선교연합회 회장 김영식 서기관은 이날 '정부의 교정정책 변화와 과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그는 "범죄 수는 소폭 줄어드는데 사회가 더 강박해 지면서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는 증가하고 있다"며 "국민 정서도 남북 군사 상황이나 경제 위험보다 의외로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삶의 가장 큰 불안 요소로 나타나자, 새 정부 이후 4대 악(가정폭력, 성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척결을 위한 경찰 인원이 증원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범인 검거, 치안 못지않게 재범 위험성 때문에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위한 교정교화도 정말 중요하다"며 "교정시설을 비롯해 교정 전반에 대해 많은 사람이 상당히 부정적 인식을 가진 가운데 여러분이 교정교화와 교정 선교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수형자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등 내면의 변화를 통해 재범률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교정교화 프로그램들로 집중인성교육, 미술치료, 음악치료, 댄스치료, 심리검사 등을 소개했다. 또 성폭력사범의 왜곡된 통념을 바로잡기 위한 교육 및 심리치료, 주택 지원 등 수용자 가족 지원 강화 정책 등을 설명하며 "이 같은 교육과 지원 정책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엄청난 효과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사람이 변화되려면 신앙, 영적으로 거듭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사범의 경우 그야말로 영적 교육이 가장 핵심"이라며 "부족하지만, 마약사범을 위한 영적 프로그램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