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의 아들 정모(18)군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정 후보는 "막내 아들의 철 없는 짓"이라며 즉각 사죄했다.
21일 시사인 보도에 따르면 정군은 세월호 참사 이틀 뒤인 지난 18일 오후 4시께 페이스북에 이같은 글을 남겼다.
정군은 "경호실에서는 경호가 불완전 하다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고현장에)가지 말라고 제안했는데 대통령이 위험을 알면서 강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 정서를 언급했는데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와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 세례하잖아"라며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정군은 정 후보의 막내아들로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수생이다. 정군의 페이스북은 폐쇄된 상태다.
논란이 일자 정 후보는 이날 즉각 사죄문을 통해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제 막내 아들의 철 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 없다"며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국회 정론관에서 '사죄 기자회견'을 열어 같은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검은색 양복에 남색 넥타이 차림으로 마이크 앞에 선 정 후보는 사죄문 발표 전후로 세 번 고개를 숙였다. 정 후보는 정군을 크게 꾸짖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아들에게) '잘 모르고 그야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해서 잘못했다'고 제가 얘기를 했고 아이도 반성하고 있다"며 "제가 (실종자와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과 대통령 경호 관련 대화를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희 아이가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때 늦게 들어오고 해서 잘 못봤다"며 "그런 대화를 한 적은 없는 것 같고 우리 아이가 크게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