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통해 배운 '삶의 철학서' <사랑이란 무엇인가>

교육·학술·종교
도서
김철관 기자
[서평] '자연주의 출산' 거장 미셀 오당 박사의 신간
미셀 오당 박사의 신간 '사랑이란 무엇인가(사랑의 과학화) 표지.   ©마더북스

"사랑은 폭력의 근원을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는 힘이다."

자연주의 출산의 거장, 분만의 신으로 불리는 프랑스 외과전문의 출신의 산과의사(産科醫師)인 미셀 오당 박사가 지은 '사랑이란 무엇인가(사랑의 과학화, The Scientification of Love-장 재키 옮김, 2014년 4월, 마더북스)'의 핵심 키워드이다.

이 책은 현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한다고나 할까. 임신과 출산 그리고 사랑에 관한 현대 과학의 이해를 통해 인간의 탄생의미를 되묻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어디에서 살고 있든 우리 모두가 사랑의 능력이 얼마나 더 발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때라고 말한다.

사랑하는 능력이란 최초의 지구를 존중하는 마음을 포함한 것이며, 이는 곧 모든 자연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우주를 파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우주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라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사소한 갈등 따위를 초월할 줄 아는 '사랑의 에너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국경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수십 년 동안 서로 다른 정치적 이데올로기 아래 서로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고 있지만, 언젠간 통일이 될 것이고 통일 이전에 먼저 해야 할 절실한 과제가 아직 태어나지 않은 세대들이 '사랑이라는 무한한 인간의 잠재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부모의 사랑, 자식으로서의 사랑, 성적 사랑, 정신적 사랑, 낭만적 사랑, 형제간의 사랑 등 사랑의 여러 가지 형태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사랑하는 다양한 방법은 실제로 같은 호르몬과 연관돼 있으므로 서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성관계나 출산 그리고 모유를 먹일 때 나타나는 모든 행동은 같은 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옥시토신은 사랑의 중요한 호르몬이다. 진통과 출산 과정에서 엄마와 아기는 동시에 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들은 출산 이후에도 금방 사라지지 않고 엄마와 아기 사이의 관계 맺기에 특별한 역활을 한다.(중략) 성교, 출산, 모유 수유 동안에 두 그룹의 호르몬이 가장 두드러진 역할은 한다. 하나은 이타적인 호르몬인 옥시토신이고, 하나는 보상체계로 여겨지는 엔도르핀이다." -본문 중에서-

"오르가즘 상태나 황홀경이란 시공간의 실체를 벗어난 곳으로 탈출함으로써 어떤 상황에 굴복하기를 거부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방어를 위해 싸우는 것이 불가능할 때, 불리한 환경에서 우리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탈출하자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특히 이 책에는 여성의 몸이 태아의 몸과 어떻게 긴밀하게 연계하며 '생명의 탄생'을 숭고하고 엄숙하게 그리고 과학적으로 준비해 나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인생에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으며 이 시기의 경험이 어떻게 이후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도 기술하고 있다.

'분만 방법'이 아니라 '인생의 출발방법'에 대해, '육아법'이 아니라 더 근원적인 '사랑의 방법'에 대해 이 책은 깊은 성찰을 하게 한다.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테제를 통해 삶에 대한 철학, 세상을 어떻게 보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책은 △사랑의 호르몬과 출산 △낭만적인 사랑의 생리학 △성적 매력 △삶으로서의 성 △출산과 기도 △오르가즘·황홀경·신비로움 △인간과 동물의 사랑 △엄마와 태의의 갈등 △모든 것을 초월하는 사랑 △용서 △물이 가진 사랑의 힘 △분자 생물학에서 바라본 사랑 △호모 에콜로지쿠스(생택학적 인간) 등의 의제에 대해 과학적 설명으로 뒤받침하고 있다.

특히 책 말머리에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번역한 장 재키 신경과학예술교육원장의 육아에 관한 다른 시선, 자연주의 출산, 임신과 출산 문화 등을 인터뷰를 통해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 미셀 오당 박사는 프랑스 피티비에 주립병원 외과와 산부인과 주임교수를 역임했고, 런던의 제1건강연구센터 창립자이다. 수중 분만을 처음 시도한 의사로, 특히 모유 수유와 수중 분만에 대해 권위를 인정받은 인물이기도 하다. 저서 <출산과 호모사피엔스의 미래>를 비롯한 12권의 책을 출판했고, 이 책들은 23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역자 장 재키는 연세대 간호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아동청소년극전공을 졸업했다. 미국 산타바바라 전문대학원 태아영유아심리학 뇌발달전공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신경과학예술교육원 원장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출강 중이다. 저서로 <행복한 아기 혁명>이 있고, 번역서 <사랑의 과학>,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출산> 등이 있다.

#미셀오당박사 #서평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