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해묵은 관행이 소중한 구조시간 허비

VTS 채널 고정으로 조난신고 지연

세월호의 해묵은 운항 관행이 결국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구조 시간을 허비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는 사고 하루 전인 지난 15일 오후 9시께 인천항에서 출항했다.

출항 당시 세월호는 해상교통관제시스템(VTS)과 교신할 수 있는 주파수 채널이 12번으로 맞춰져 있었다. 목적지인 제주해상교통관제센터가 주파수 12번을 사용하기 때문에 예전부터 그대로 고정한 채 사용한 것이다.

이후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 해역에 들어선 세월호는 제주 방향으로 급선회를 시도하다가 침몰 위기를 맞자 오전 9시5분 제주VTS와 교신해 위기상황을 전달한다.

주파수 채널이 12번에 맞춰져 있어 가까운 인근에 위치한 진도VTS를 두고 무의식적으로 먼 거리의 제주VTS와 교신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호의 조난신고를 받은 제주VTS는 다시 진도VTS에 상황을 전파하면서 구조 시간은 지연되기 시작한다.

제주VTS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은 진도VTS는 1분 뒤인 오전 9시6분에 세월호에 교신을 연이어 두차례 시도하지만 실패한다.

"세월호, (여기는)진도VTS 감도있습니까(들립니까)"

진도VTS는 다시 급박하게 세월호를 찾는다. "세월호, 세월호 (여기는)진도VTS" 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자 진도VTS는 인근 해상에 있던 다른 선박과의 교신을 통해 세월호의 존재를 확인했다.

결국 세월호는 진도VTS의 3번째 교신 시도 끝에 첫 응답을 하며 구조를 요청했다. 세월호가 제주VTS에 교신한 지 2분이 지난 오전 9시7분이었다.

세월호가 전 세계 모든 선박이 긴박한 상황을 주변 관제소나 선박에 알려주는 국제 조난수파수인 채널 16번을 사용하지 않은 채 운항하다가 발생한 일이다.

세월호가 급박한 상황에서 인근의 해경이 아닌 해상관제센터에 우선 연락한 점과 통화의 질이 좋은 일반전화 대신 무전기를 사용한 점도 풀어야 할 의혹이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가 채널 16번을 사용하지 않아 구조 시간을 지연시키는 등의 과실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세월호가 제주VTS에 교신하기 전 오전 8시52분께 이미 승객 중 한명이 119에 신고했으며 또 다른 승객은 오전 8시58분께 해경에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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