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성도들에게 교회란 어떤 존재일까? 자신의 신앙의 만족도를 조사한 한 교회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이 교회는 작년 말, 성도들에게 “금년 한 해를 보내면서 교회 생활에서 느낀 소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보라고 설문지를 돌렸다. 성도들의 신앙생활과 교회 만족도를 파악해 잘못된 것은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결과는 놀랍게도 응답자의 95%가 교회생활에 대해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 교회는 바로 서울시 구로동에 위치한 구로순복음교회다. 담임목사인 김봉준 목사는 예상 밖의 결과에 당혹스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하나님께 감사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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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순복음교회 김봉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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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나님께서 은혜 베푸셔서 목회자와 당회원이, 제직과 성도들이, 청년과 교회학교 어린이 모두가 교회를 사랑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봉준 목사는 김경철 목사에 이어 구로순복음교회의 2대 담임목사로 취임한 지 7년을 맞았다. 김 목사는 “구로동은 급성장하는 신도시는 아니지만, 친정같은 느낌을 주는 따뜻한 곳이다. 또 가난한 분들이 많아 하나님 안에 들어와 꿈을 꾸고 긍정적인 자세를 심어주는 목회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기 목사로부터 오랜 세월 배우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진학한 것이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다니게 된 계기가 됐다. 부모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아들을 걱정하며 꼭 순복음교회에 등록하라고 강권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후 신학교 진학을 결심해 편입했고, 그곳에서 현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를 만나 지금까지 교분이 두텁다.
기독교교육학을 전공, 목회학 박사를 취득한 김봉준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21년간 사역하며 소교구장, 대교구장, 순복음교육연구소장, 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 강사, 초대 청년국장, 순복음강남교회 등 주요 지성전 담임 등을 두루 지냈다. 교무담당 부목사로서 주일 4부 예배에 조용기 목사의 후임설교자로 헌신하기도 했다.
조용기 목사의 지시를 따라 그는 두 차례 해외 선교사로 파송되어 하와이에서 순복음 호놀룰루 교회를 설립했다. 변두리 지역이었지만 그가 사역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하나님의 축복으로 교회가 급성장했다. 기독교 언론을 중요하게 생각한 그는 하와이 기독교TV 사장을 4년간 지내기도 했고, 그러는 동안 방송국 영업을 흑자로 돌려놓기도 했다. KBS가 주관한 해외교포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해 2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또 하와이지역의 마약환자들을 위한 갱생위원회를 발족해 그들을 돕고, 대통령이 하와이에 방문하면 교포 대표로 영접해 정계 지도자들이 그가 시무한 교회에 다녀가기도 했다. 두번째 선교지인 일본 최대의 교회인 동경순복음교회에서는 이영훈 목사를 대신해 담임목사를 지냈다.
그가 추구하는 교회상은 ‘교회다운 교회’다. 이를 위해서 그는 “교회의 지체는 건강해야 한다. 제 역할을 다하는 건강한 지체는 건강한 몸을 이룬다. 교회가 건강해야 강한 교회가 된다. 믿음이 강하고, 말씀이 강하고, 능력이 강한 교회, 그래야 교회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며 복음을 위해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분쟁이 없는 교회, 상호 비난으로 에너지를 소진시키지 않는 교회, 비본질적인 문제로 영성을 탈진시키지 않는 교회, 그래서 모두가 행복하고 생기가 넘치고 감사가 가득한 교회를 소원한다”고 말했다.
40일 어머니기도회 한창… 구로순복음교회의 선교방향
그에게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은 단연 조용기 목사다. 조용기 목사에게서 은혜를 받았고 교역자로서 모든 자질과 사역방향을 배으며 오중복음·삼중축복의 체계화된 원리를 배웠다. 그는 자신을 “하나님께서 지혜와 은사를 주셔서 목회를 즐겁게 한 행복한 목사”라고 말한다.
지금의 순복음교회를 있게 한 데는 새벽재단과 신유기도, 성령체험의 역할이 컸던만큼, 그곳을 평생 섬겨왔던 김봉준 목사 역시 이를 강조하고 있다. 독서광인 그는 설교 준비를 할 때 그간 사역에서 축적된 말씀 해석의 틀을 기반으로, 사회 이슈와 성도들의 정황을 해석한다.
올해로 6년을 맞이하는 어머니기도회는 그래서 특별하다. 지난 10월 12일부터 11월 20일(주일) 평일 저녁 7시, 금요일 밤 9시, 주일 오후 3시마다 구로순복음교회 대성전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40일 어머니 기도회는 자녀의 입시·취업·결혼 문제 등을 위해 마련됐다.
김봉준 목사는 다른 기도회보다 다른 점에 대해 “기도회의 목적이 분명하고 나를 비롯해 이영훈 목사, 김경문 목사, 김용준 목사가 말씀을 전해 기도의 마음을 준비하도록 돕는다. 기도제목 구성은 감사기도, 이웃을 위한 기도, 위정자와 나라를 위한 기도, 나를 위한 기도, 자녀를 위한 기도 등이다. 이 기도회에서 40일 기도하다 보면 응답을 받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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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그 외의 지역을 연결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는 구로순복음교회. 김 목사는 이곳을 복음의 통로이자 누구든 와서 쉴 수 있는 쉼터로 만들겠다며 선교계획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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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순복음교회의 미래 비전에 대해 김 목사는 “구로(九老)는 ‘아홉 명의 노인이 장기를 둔다’는 말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나는 한자를 바꿔 ‘아홉 개의 길(九路)’이라 해석한다. 아홉 개의 길이 통하는 이곳은 사랑과 복음을 전하는 통로이자, 누구든 와서 쉴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재해석했다”고 했다. 구로구는 서울의 남서부에서 서울과 그 외 지역을 연결하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예로부터 교통·통신의 요지였다.
일반인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만들자는 김 목사의 생각을 반영해, 그의 교회 앞에는 현대식 까페를 마련돼 바로 앞 초등학교를 이용하는 학부모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까페 개방과 함께 교인수가 4배 늘어, 부지 200평을 구입해 확장공사할 예정이다.
확장되는 공간은 오직 주민을 위한 주차빌딩을 세울 계획이다. 구로동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만큼 감각적인 설계를 할 것이라고 한다. 이 주차빌딩은 구로동의 좁은 골목길 때문에 주차에 불편을 느끼는 주민을 위한 것으로, 녹지와 노인 휴식공간도 설치할 예정이다.
“많은 돈을 들여 주민을 위한 곳에 쓰겠다”는 그는 개척교회 후원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개척교회가 살아야 한다지만, 무조건 돕는다고 해서 중형교회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김 목사는 “생활비 지원은 해주되, 은행이 회생 가능한 기업을 돕는 것처럼 중형 및 대형교회에서는 개척교회의 효율성을 따져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로순복음교회의 색다른 선교 아이디어로는 택시주일도 있다. 2개월에 한 번 주일에 택시를 이용해 교회에 나오게 하는 것으로, 이날 주일예배에서는 헌금을 받지 않는다. 교회에 헌금하는 대신 지역의 택시기사들에게 후원을 하자는 의미다. 김 목사는 아무리 집과 교회 사이가 가깝더라도 이날만큼은 택시를 타고, 동네 한 바퀴 돌아 교회로 오고 거스름돈도 사양하라고 말한다.
김봉준 목사는 “큰 힘이 없어도 조금이나마 사회에 헌신하고 싶었다”며 “부교역자가 전문분야를 가져 사역하는 것이 대세인 시대이고, 안티기독교 언와 진보매체로 인해 개척교회 목회가 참 힘든 시대다. 그럼에도 건강한 교회, 교회다운 교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