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 , ’슈퍼스타K’ , ‘위대한 탄생’ 등 음악을 주제로 한 경연 및 오디션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프로그램상에서 불러진 노래들이 각종 음원 차트를 휩쓰는 등 그 파급력 또한 만만치 않다.
반면 음악을 매개체로 세상과 소통하고, 이를 통해 복음을 직간접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시작된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은 되려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기독일보가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교회음악 부분 상위 50위곡 중 순수 CCM이라고 할 수 있는 곡들은 20~30% 정도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일반 가수들이 참여한 프로젝트 앨범에 수록된 곡 등을 제외하면 3~4곡 정도 밖에 남지 않는다.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경배와 찬양(Worship & Praise) 곡들이다.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찬양하는 예배음악들이 더 인기를 모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교회음악 시장이 급격히 예배음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세상과의 소통을 위해 고민하던 CCM 아티스트들이 대부분 예배 인도자로서 교회로 돌아가 안주해버리는 역효과를 낳았다.
존재 의미를 알려주며 일반인들에게도 크게 인기를 모았던 ‘당신을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최근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서 불러져 주목 받았던 윤복희의 ‘여러분’,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 같은 곡들이 다시 나올만한 토양 자체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소망의 바다 민호기 목사는 타 언론 기고글에서 “세상과의 소통 가능성을 밤새워 고민하고, 그들의 음악과 그들의 어투로 세상에 전할 복음의 진리를 표현하고자 피땀을 쏟아냈던 소위 CCM 아티스트들이 어느 순간 예배 인도자로 발 빠른 변신을 하셨다”며 “교회의 (워십으로의) 방향선회에 따른 기독교 시장의 판도변화에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제 밥그릇 지키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교회 현실을 대변하기도 한다. 한국교회가 기독교 안티들의 공격과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된 것은 세상과의 소통을 소홀히 해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민 목사는 “하나님과 나 그리고 하나님과 이웃, 세상을 고민해야 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과 나의 관계에만 집중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런 것(CCM아티스트가 예배사역자로 변화하는 것)을 더 영적인 신앙의 성숙으로 여긴다는 점인데, 이는 마치 변화산에서 초막 셋을 짖고 머무르기를 구한 제자들의 어리석음을 닮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최근 CCM 경연대회에 일반 방송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공개 오디션 개념을 활용하는 듯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들이 간간히 보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점이 되긴 어려워 보인다. CCM을 아우르는 기독교 음악 시장이 편향적으로 재편된데는 구조적인 문제가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독일보는 향후 한국 CCM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다각도 분석해 재조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보다 먼저 회복해야 될 것은 CCM 사역자들의 ‘영성’과 ‘열정’이다. 현대적인 음악을 하는 것 만으로 교회 안에서 핍박을 받으면서도 사역자들이 기도와 열심으로 시대에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두드렸을 때의 CCM은 그 어느 때 보다 발전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노래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부를 때, 많은 사람들이 큰 감동을 받는다. 하물며 ‘영혼’을 위한 노래는 얼마나 더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