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의 악명 높은 이슬람 테러단체 보코하람이 200명이 넘는 어린 여학생들을 납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7일 CNN 보도에 따르면 납치된 소녀들은 모두 나이지리아 북부 치복(Chibok)에 위치한 한 여자중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이들은 지난 14일(이하 현지 시간) 차를 타고 나타난 보코하람 요원들에게 끌려갔다가 현재는 대부분이 풀려난 상황이다.
보코하람은 지난 14일 북동부 지방인 보르노 주 치복의 한 여자 공립학교 기숙사를 습격해 학생들을 버스와 승합차 등으로 끌고 갔었다.
당시 딸을 납치 당한 한 여성은 "그들이 내 딸을 빼앗아 갔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딸들의 꿈이 이 살인자들의 손에 의해 산산조각 나도록 놔두어서는 안된다"고 AFP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역시 납치된 학생들의 부모 중 한 명인 한 남성은 "지금 이 상황은 끔찍한 악몽과 같다"며, "치복의 모든 마을 사람들이 슬픔에 잠격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납치되었다가 가까스로 빠져나온 한 학생은 "그들은 공격을 위해 매우 많은 준비를 하고 계획을 세운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이 소녀는 "그들은 우리를 트럭과 버스, 밴 등의 차량에 몰아넣었다. 그들 중 몇 명은 음식과 연료 같은 걸 들고 있었고, 우리를 풀숲 가운데 모아 놓고 계속 감시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당국은 현재 납치에 가담한 보코하람 요원 가운데 1명만을 체포한 상태다. 보코하람은 2009년 결성된 이래로 '이슬람 국가 건설'이란 명목 아래 수천의 민간인을 살해해 왔으며, 기독교 단체와 국가 기관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왔다.
이들은 특히 무슬림 인구가 대다수인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이 지역 기독교인들에게 박해를 가하고 있으나,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미국 오픈도어는 앞으로 이들이 중부와 기독교인이 많은 지역인 남부로까지 박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현지 기독교 연합기구인 나이지리아미국기독교협회(CANA)의 라올루 아칸데 사무총장은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납치해 왔고 이러한 일은 이곳에서는 새로운 일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러한 납치 대상은 주로 기독교인인 어린 소녀들"이라고 밝히면서, "이러한 일을 벌이는 목적은 이 소녀들을 무슬림 남성과 결혼시켜서 강제로 개종시키거나 인신매매를 해서 테러활동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다"고 전했다.
아칸데 사무총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 정부는 이런 상황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고 우리는 공포 속에 방치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보코하람은 최근 80여 명의 사상자를 낳은 수도 아부자에서의 버스 정류장 폭탄 테러에도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고 현지 교계는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