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는 항로를 변경하는 지점('변침점')에서 급격한 변침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무리하고 급격한 변침으로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면서 한쪽으로 쏠려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순간적으로 기울어 진 것으로 보인다.
여객선 침몰사고를 조사중인 해경수사본부는 선장 이모씨 등 핵심 승무원을 조사한 결과 변침이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해역은 목포-제주, 인천-제주로 향하는 여객선과 선박의 변칙점으로, 제주행 여객선은 이곳에서 병풍도를 끼고 왼쪽으로 돌려간다.
해경은 사고 여객선이 이 변칙점에서 완만하게 항로를 변경('소침')하지 않고 급격히 뱃머리를 돌린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리는 바람에 결박해 놓은 차량 180대와 컨테이너 화물 1천157t이 풀리면서 화물이 쏟아져 순식간에 배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복원력을 잃었을 것이란 추정이다.
이때 조타기도 말을 듣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승객이 '쾅'하는 소리를 들었고 배가 좌초되기 전까지 지그재그로 운항했다는 진술로 미뤄볼 때 충격음은 급격한 변침으로 쏠린 화물이 선체에 부딪히는 소리로 추정된다.
해양전문가들은 "급격한 변침이 원인이라면 순간적으로 화물이 쏠려 복원력을 잃고 조타기도 말을 듣지 않은 채 전도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본부는 17일에도 선장 이씨 등을 불러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해경은 선장 이모(60)씨와 승선원 등 11명을 16일 밤 소환해 17일 오전 2~3시까지 조사했다. 이날 조사에서 선장 이씨는 "어떤 이유로 배에 침수가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