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상에서 16일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 조난 신고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여객선 '세월호'는 신고 1시간여 전 통신이 두절되는 등 이상 징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구조작업도 늦어져 관계 당국이 이상 기미를 감지한지 1시간여 만에 이뤄졌다.
수학여행 길에 오른 경기 안산단원고 학생 등을 태운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침몰하고 있다는 최초 신고는 이날 오전 8시52분32초에 전남소방본부에 접수됐다.
전남소방본부는 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배가 침몰중"이라는 내용의 신고전화를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1분28초 뒤인 오전 8시54분 목포해경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신고자나 내용이 불명확해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다가 6분 뒤인 오전 8시58분께 목포해경 상황실로 직접 신고가 들어왔다.
해경은 선장 등 여객선 관계자들의 신고전화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중" 이라고만 밝혔다. 해경은 그러면서 배가 일정 각도 이상 기울면 'EPIRB'(자동조난발신기)가 작동해 해경이나 어업무선국 등에 신호가 전파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이 구조본부를 가동한 시각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다.
그러나 세월호는 이 시각보다 1시간여 전에 이미 관계당국과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해경은 이날 오전 8시10분께 안산단원고교로 전화해 "오전 8시 입항 예정인 여객선이 도착하지 않고 있다. 여객선과의 연락도 두절됐다"고 했다는 게 단원고 측의 설명이다.
해경과 통화한 이 학교 교사는 "단순히 선박과 연락이 안되는 것으로만 판단했다"며 인솔 교사의 전화번호만 해경에 넘겼다고 말했다.
여객선의 침몰 사실은 여객선에 탑승한 이 학교 강민규 교감이 이날 오전 8시50분과 55분께 두 차례 학교로 전화하면서 전해졌다. 강 교감은 "배가 침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 교감은 그로부터 20분쯤 후인 오전 9시16분께 학교에 있던 김진명 교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김 교장은 14분뒤인 오전 9시30분께 관할 교육청에 보고했다.
선박의 신고와 학교 등의 재빠른 대응과 구조작업이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세월호 선장은 현재 목포해경에서 사고당시의 상황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