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서 12일(현지시간), 화학무기 사용으로 100여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를 기록했다. 시리아 정부와 반군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부인하며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 관영 TV는 이날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조직 '알누스라전선'이 중부 하마주의 카프르지타 마을에서 염소가스로 공격을 감행해 2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 다쳤다고 보도했다. 북부 이들리브주에서도 염소가스나 사린가스를 이용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반군은 정부군의 소행임을 주장하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단체인 인권관측소(SOHR)는 정부군 전투기가 카프르지타에 공중 폭격으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면서 짙은 연기와 악취가 발생해 여러 명의 사람들이 질식하고 중독됐다고 전했다. 반군에 따르면 최소 6명이 숨졌으며 100명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반군측 활동가가 올린 유튜브 영상에는 병원에서 남성들과 어린이들이 기침하고 있고 3명의 젊은이들은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기록됐다.
또 다른 화학무기 공격 의혹이 나왔다.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위원회(SNC)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거주지역인 하라스타를 독가스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SNC는 정부군이 지난 1월 13일과 3월 29일, 지난 3일 등에 이어 다마스쿠스 외곽 지역을 네 차례 독가스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SNC는 "알아사드는 화학무기 폐기를 지체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양의 독가스를 국민에게 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리아 내전 과정에서 화학무기가 처음 사용된 것은 지난해 3월 칸 알아살에서 26명이 사망한 사건에서다. 지난해 8월에는 정부군의 공습 후 사린가스 중독으로 1400명이 숨졌다. 당시에도 정부와 반군은 자신들의 소행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