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교회의 동성애 인정, 아프리카 교인들에겐 치명적"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전통결혼관 지지 입장 재확인
지난 1월 남수단 성공회를 방문해 연설 중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 ⓒAP/뉴시스.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영국성공회의 전통결혼 지지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면서, 서구 교회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보다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영국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웰비 대주교는 "서구 교회에서 동성애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아프리카 교회들에는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심지어 서구 교회가 동성애를 인정함으로 인해서 아프리카 교인들이 죽임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에서 330명의 교인들이 무슬림들에게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며, 이들이 교인들을 죽인 이유는 '기독교 집단을 우리 지역에 놔두면 모두가 동성애자가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웰비 대주교는 "나는 아프리카에서 많은 교인들이 서구 교회들, 특히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 때문에 공격 당한다는 사실을 매우 심각히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 모두 이 점을 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성공회 내에서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교구들에서 동성애를 인정하면서 한층 더 보수적인 아프리카나 아시아 교구들이 반기를 드는 갈등 상황이 최근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갈등은 최근 우간다에서 동성애자들을 처벌하는 반동성애법이 통과되면서, 서구 교구들이 우간다 교구에 법안에 반대해 줄 것을 촉구함에 따라 더욱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간다 교구는 서구 교구들이 계속해서 자신들에게 압박을 가할 경우 세계성공회를 탈퇴할 것이라는 의사까지 밝혔다.

세계성공회의 지도부인 영국성공회는 이러한 갈등 가운데서 아직까지는 동성애에 반대하고, 전통적인 결혼만을 지지하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지난 해 통과되어 3월부터 발효된 영국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에도 불구하고, 영국성공회 주교회의는 사제들의 동성결혼 축복을 금한다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웰비 대주교는 이 인터뷰에서 이러한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는 "교회를 둘러싼 현실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점차 인정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는 사회 인식을 인정하면서도, 교회가 이 문제에 대해서 쉽사리 입장을 바꾸는 것은 큰 대가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한편, 웰비 대주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이성애자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의 존중심을 갖고 동성애자들을 대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는 것은 기독교인의 주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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