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사로잡는 여균동 감독의 '봄나들이 돌그림'展

우리나라 가장 작은 갤13평 갤'러리 서촌재' 34점 전시
여균동 감독의 돌그림 전시이다.   ©김철관 기자

여체와 여심을 은밀히 투시해보고, 상상력을 자극해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영화감독의 '누드 돌그림' 전시가 눈길을 끈다.

영화 <세상 밖으로>, <너에게 나를 보낸다> 등으로 유명한 여균동(56) 감독의 돌그림 '각인각색(刻人刻色)-봄나들이'전(展)이 지난 3월 21일부터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65번지(인왕산 수성동 계곡아래) '갤러리 서촌재(관장 김남진)'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5월 6일까지 여 감독의 누드 돌그림 34점이 선보일 서촌재는 한옥 13평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갤러리로 소문나 있는 곳이다. 여 감독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영화감독, 연기자, 화가, 조각가 등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작품을 꾸준히 해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여 감독은 지난해 7월 7일부터 31일까지 이곳 서촌갤러리에서 세계 최초로 인주를 이용해 삼합지의 두꺼운 한지 위에 여체의 신비 '붉은 누드' 전시를 하기도 했다. 몇 년 전 투병생활로 잠시 작품에 손을 뗀 것을 제외하면 계속해 작품을 이어온 셈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여 감독은 "여자는 남자의 관심의 대상"이라며 "여자는 상징적으로나 기호학적으로 표정이 잘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는"작픔들이 여체와 연관된 표현이 많다"며 "이번 전시도 여체를 대상으로 있는 그대로의 돌을 전각해 작품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여균동 감독의 돌그림 작품과 관련해 갤러리 서촌재를 운영하는 김남진 관장은 "서촌의 느린 미학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들리고 있다"며 "돌그림 봄나들이 작품과 작품을 감싸는 액자, 그리고 집이 잘 어우러져 사람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임기연 액자작가는 "프레임 안에 갇혀 있는 돌그림은 빛에 방향에 따라 명암이 엇갈려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게 한다"며 "여 감독의 표현력은 고수 중 고수"라고 강조했다.

여균동 감독의 돌그림을 전시한 서촌재 외각 모습이다.   ©김철관 기자

다음은 여균동 감독의 '돌그림 봄나들이' 작업노트이다.

한옥 서촌재는 서울에서 가장 구경하고 싶은 집 '렌드마크'로 소문나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집이다.

여균동 감독은 영화 '이중섭'을 촬영하기 위해 서촌에 헌팅을 왔다가 뜻밖에 전시를 하게 됐다. 74년 이중섭이 4~5개월간 이곳에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 바로 이중섭의 누상동 시절이다. 여 감독이 이중섭의 누상동 시절에 기거했던 집과 활동에 대해 헌팅을 하려왔다가 서촌재 김남진 관장을 만나 돌그림 전시했다고. 지난 74년 영화 '이중섭'이 제작된 바 있다. 당시 이 영화는 깐느영화제까지 출품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 감독은 화가로서가 아닌 화공으로 영화 이중섭을 그리고 싶어 다시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 여 감독은 이중섭에 대한 에피소드는 많은데 영화적 소재가 적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도 했다.

여균동 감독과 인터뷰는 다음 기사를 통해 게재할 예정이다. 여 감독과 인터뷰는 이번 전시의 의미, 영화 이중섭의 제작에 따른 여러 얘기 및 누상동 시절의 활동 등을 진솔하게 풀어갔다.

여균동 감독은 58년 서울에서 출생해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다녔다. 94년 영화 데뷔작 <세상 밖으로>로 대종영화제 신인감독상을, <너에게 나를 보낸다> 출연으로 청룡영화제 신인연기자상을 받았다. 여러 영화 연출은 물론, 연기자로서도 주가를 올린 인물이다. 저서 <별별 차별>, <아큐 어느 독재자의 고백>, <세상 밖으로>, <몸> 등이 있고, 뮤지컬 <천상시계>에 출연했다. 지난 97년 CF로도 활동했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영화감독 및 연기자, 배우, 화가, 조각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균동돌그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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