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들은 경기 도중에 루틴이라는 습관을 좇아 게임을 한다. 스페인의 왼손잡이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이 서브를 넣기 전이나 받기 전에 준비자세를 갖추는 모습은 거의 항상 동일하다. 빠른 손놀림으로 이마의 땀을 닦고 옆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코를 만지고 반바지를 만진다. 골프황제인 타이거 우즈도 골프공을 앞에 두고 샷을 할 때나 퍼팅을 할 때 나름의 루틴이 있다. 예수님께서도 습관을 좇아 기도하러 한적한 곳에 가셨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도 자신만의 습관을 가지고 있다. 지하철에서 통로를 빠져 나갈 때 자신만의 루트로 이동을 하고,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습관적으로 커피를 내리거나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한다. 습관적으로 연필로 글을 쓰는가 하면, 자신이 즐겨 다니는 수많은 웹사이트에서도 나름의 루트가 있다.
습관은 익숙한 것이어서 행동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나쁜 습관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반복하는 경우가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습관적인지를 생각해 봐야 하고 습관적 행동이나 말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좋지 않은 습관을 바꾸는 것은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다. 꽤 오랫동안 함께 일을 해왔던 직장 동료는 담배를 끊어야지 라는 말을 하루가 멀다 하고 되뇌고 있지만 지금까지 거의 30년 동안 담배를 피우고 있다. 출근시간이 늦은 사람은 거의 항상 늦다. 예배시간 늦게 예배당에 들어가는 사람들 중에 상당수는 지난 주에 늦은 사람들이다.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습관을 바꾸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은 바쁘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하던 방식대로 하고 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위기가 닥치면 습관이 바뀔 수 있다. 갑자기 가계가 어려워지게 되면 습관적으로 자동차로 출근을 하다가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다닌다. 이처럼 외부에서 비롯된 엄청난 변화동인이 생겼거나 위기가 닥쳤을 때 습관을 바꾸는 것 말고 현재의 안정된 생활환경 속에서 스스로 의지를 발휘하여 나쁜 습관을 바꾸는 방법은 없는가?
의지를 갖고 반복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습관을 바꾸는 유일한 길이다. 단기간에 변화과정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된 행동과 말은 습관이 아닐 수 있고 일순간 다시 과거의 습관으로 회귀할 수 있다. 습관을 바꾸어야겠다는 각오를 했으면, 변해야 하는 행동과 말을 한 번, 두 번, 세 번, 그리고 열 번 이상 반복해야 한다. 자신이 의도적으로 또 이렇게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도 습관적으로 그 행동과 말을 하게 될 때까지 말이다. 결국 습관을 바꾸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습관의 변화 과정은 길수록 힘들다.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변화된 습관이 주는 작은 성과나 기쁨이라도 잘 새겨보아야 한다. 하지 않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게 되어 근육이 약간이라도 붙은 것 같고 미미하지만 아랫배가 들어가는 듯 하게 보이면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는 변화를 지속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습관을 만드는 과정에 주위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례로, 담배를 끊고 난 뒤 몇 주 동안 금단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사람의 주위 친구가 그가 금연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담배를 권하게 되면 변화의 탑은 그 순간 무너질 수 있다.
이미 과거에 어떤 습관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다가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 경우, 그 습관을 바꾸기는 더 어렵다. 이런 경우는 과거의 실패나 원인을 생각하며 변화를 시도하는 것조차 주저한다. 이럴 때일수록 습관을 바꾸면 좋아지는 것들과 바꾸지 않았을 경우에 잃을 수 있는 손실을 자세히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실제 나타날 수 있는 결과를 머리로 생각하고 그러한 결과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꼭 필요하다.
조직구성원들 중에는 일을 잘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몸도 건강하고 학력도 좋은데 성과가 낮은 사람들은 일을 하는 습관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 출근이 늦거나 일을 할 때도 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야근을 한다.
한 가지의 나쁜 습관을 바꾸게 되면 또 다른 나쁜 습관은 더 쉽게 바꿀 수 있다. 습관의 변화에도 관성의 법칙이 존재하는 것인가?
<기독경영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