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적으로 자살은 개인적인 문제로 생각하지만 주위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자살도 예방할 수 있는 질병과 같다. 1일 보건복지부의 조서결과에 따르면 경제 문제나 질병 등 대외적인 환경 변화보다 정신질환이나 타인과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자살의 주된 이유로 나타났다. 물론 자살이 한 가지 이유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을 통해 일어나는 결과라도 마음의 짐을 함께 지려는 결심과 관심과 배려가 있다면 분명히 극복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 따르면 연령대 별로 자살 이전에 특정 말과 행동을 하는 등 타인들이 알아챌 수 있는 징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음을 낮추어 타인의 고통의 몸짓과 바라보고, 신음 소리에 귀 기울인다면 모두가 생명 지킴이가 될 수 있다.
# 사례 1
친구들아 미안해~ 김군(16)은 갑자기 SNS를 통해 부쩍 미안하다는 글을 남기는 횟수가 늘었다. 우연히 만지게 된 스마트폰 검색목록에는 '고통 없이 죽는 법' '유언을 남기전에 꼭 해야할 일' 등 자살 관련 키워드가 가득했다. 또 김군이 열심히 운영하던 블로그의 글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컴퓨터의 모든 기록들과 파일들도 깨끗이 정리됐다.
# 사례 2
연이은 사업실패로 우울증에 빠져 있던 남편 이씨(55)가 왠 일인지 집안을 구석 구석 청소하기 시작했다. 쉽게 짜증내며 화를 내던 사람이 다정하게 말을 걸고 가족들을 위한 선물도 나누어줬다. 친한 친구를 만나 자신의 고통을 털어 놓으며 '죽고 싶다'고 말을 남겼다.
주변에 이러한 사람이 있다면 향후 자살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의 '2013 자살실태 조사'에 따르면 20대 이하는 자살 이전에 SNS 통해 자신의 심경을 우회적으로 남기고 주변관계를 하나하나 정리하는 특징을 보인다. 온라인에 익숙한 세대답게 자살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자신이 인터넷상에 남겨놨던 흔적들을 지우기도 한다. 특히 연예인 등 유명인들의 자살 소식을 유심히 보고 자신과 동일시 시키기는 등의 행동도 보인다.
30∼40대는 폭음이 심해지면서 주변 사람부터 가족까지 관계가 점차 단절되고,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는 경향도 보인다. 특히 부부간에도 폭력이나 다툼이 심화되면 정신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50∼60대는 갑자기 주위 사람들에게 호의를 베푸는 경우가 많고, "죽고 싶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반복한다. 주변에 사람들에 당부의 말을 전하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지기도 한다.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청소나 이불을 빠는 등의 행동으로 신변정리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전문가들을 연령이 낮을수록 다수를 상대로 인터넷 등을 통해 자살을 암시하는 경향이 많고, 연령이 높을수록 1 대 1로 자살 암시를 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이 같은 현상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7명(73.9%)은 자살이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응답해 상당수 국민이 자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누군가 자살을 결심한다면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비율이 25.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살률이 높은 일본의 11.8%에 비해 높은 수치다.
자살은 아무런 경고 없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절반(47.4%)에 가까웠다. 또 자살로 위협하는 사람이 실제 자살을 선택하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 역시 절반(47.7%) 가까이 되었지만 이들이 마지막은 결국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았다. 실제로 자실 시도 경험이 있는 사람의 자살로 인한 사망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25배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72건의 자살 사망 사건에 대한 심리적 부검과 20세 이상 성인남녀 320만명의 건강통계 자료 조사, 자살시도자 1359명에 대한 면접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