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이천오층석탑, 반환 가능하려나…미술관 휴관 새 국면

일본 도쿄 미나토구 오쿠라 호텔에 있는 고려시대 이천 오층석탑의 반환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석탑을 소장한 미술관이 3월31일부터 4년간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며 문을 닫고, 대외접촉도 삼가고 있다.

일본의 오래된 호텔 중 하나인 오쿠라 호텔의 본관 정면에는 오쿠라 그룹 창립주 오쿠라 기하치로(1837~1928)가 설립한 오쿠라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다. 강화도 조약 체결로 부산항이 개항하자 1876년 조선으로 진출한 오쿠라는 조선의 문화재를 수집, 일본으로 반출했다.

이렇게 모은 문화재로 일본 최초의 사설박물관인 오쿠라사코칸(大倉集古館)을 1909년 설립, 1927년 정식 개관했다. 이곳에는 오쿠라가 중국과 한국 등지에서 가져온 고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천오층석탑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께 전시를 목적으로 이곳으로 옮겨졌다. 2008년 설립된 이천오층석탑 환수추진위원회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2010년 일본 정부의 동의를 조건으로 석탑을 반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문화재단 측은 이 석탑이 잘 보관되고 있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반환을 거부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31일자로 일반인 공개전시가 잠정 중단된만큼 주요 반환거부 사유가 사라진 셈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에 따르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석탑의 일부가 파손돼 보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문화재제자리찾기 사무총장 혜문 스님은 "오쿠라 측은 과거 경복궁 자선당을 약탈해갔다가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화재로 소실시킨 전력이 있다. 오쿠라 호텔은 석탑의 손상 정도를 정확히 공개하고, 나아가 석탑 반환 문제에 좀 더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이천오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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