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자치단체가 향토기업을 우대하고 다른 지역 기업의 진입을 막는 차별적 규제들이 대폭 정비될 예정이다. 대부분 지역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규제들이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경쟁제한적 규제를 안전행정부·해당 지자체와 협의해 개선·폐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전문기관인 한국규제학회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조례·규칙 중 경쟁제한적 자치법규는 총 2134건(광역 228건·기초 1906건)이었다. 2008년 실태조사에서 집계된 경쟁제한적 자치법규 1507건(광역 68건·기초 1439건)보다 41.6%(627건) 늘었다.
지자체의 규제를 보면 지역 기업을 위해 높은 진입장벽을 쳐주며 특혜주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를 통해 지역 건설기업이 장비와 생산 자재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공동수급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은 대전뿐 아니라 대부분의 지자체에 마련돼 있어, 국내 건설기업에게는 전국 규모의 경쟁을 통한 성장보다 지자체별 지역 우대를 통한 성장이 더 유리하다.
전라남도는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보급 촉진 조례'에서 LED 조명을 교체할 때 전남에서 생산된 제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런 조례가 있는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품질이 더 좋은 LED 제품이 생산되고 있더라도 소비자들은 지역 내 제품을 선택해야 해 선택권을 제한받게 된다.
지자체에 따라서는 업종별로 진입을 차별하거나 가격을 제한하는 규제도 있다. 제주도에서는 애완동물 판매점과 병원이 지하도 상가에 입점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가 하면 경기도에서는 청소년 수련시설이 국가나 도 행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사용료를 깎아주도록 정하고 있다.
규제학회는 "이런 구조는 지역 산업 관련자에게는 큰 이익을 주지만 그 외 모든 경제주체를 포함해 소비자와 국민에게는 피해를 준다"며 "지역 소비자들은 지역 건설사업자가 만든 건축물에 대한 소비를 강요받게 돼 선택권을 박탈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