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남북통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더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대박'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후부터 사람들의 입에서 통일에 대한 대화로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에 불렀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이제 점점 현실화 된다는 기대감에 한번 정도는 얼굴을 꼬집어보고 싶은 충동도 생긴다. 그만큼 통일이 반갑기도 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곧 한반도가 통일한국이 되었던 때는 그리 오래지 않았다. 통일신라시대 약 230여년, 그리고 고려왕조시대 약 470년간을 합해서 700년 정도이다. 대한민국의 역사, 5000년 역사에 작은 한반도가 하나의 나라로 존립했던 시기가 1/5도 채 안되게 통일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는 남과 북이 60년 이상 분단되어 왔다. 그러기에 대통일의 염원은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많은 통일에 대한 기대와 실천과 연구를 해 왔다. 그러나 대부분 통일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그 이유는 남한과 북한이 너무 많은 시간 동안 분단되었을 뿐 아니라 현대역사의 빠른 흐름 속에서 남과 북의 교류가 너무 경직되어 왔기에 여러 면에서 통일의 가능성이 점점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세습제로 인해서 북한이 더욱 더 불확실한 정치, 경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통일대박"이라고 했을 때 마치 통일이라는 단어의 엄숙함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통일대박이라는 말 자체가 너무 현실적이고, 실제적이기에 그 말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 말이 박근혜 대통령의 자신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 통일에 대한 의지와 목표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적인 것들을 고민하고 연구한 흔적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것이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다. 통일이 되었을 때 부가적으로 생기는 대박, 흔히 흥부의 박이 터져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는 것처럼 통일로 인해서 생기는 경제적 이익은 대단한 것이다. 경제는 유통인데 남과 북이 서로 인적, 물적, 문화적인 교류가 있을 때에 당연히 어떤 생산적인 결과가 생기는 것은 분명한 것이다. 그러나 대박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한 희생과 투자, 노력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통일은 단지 소설 속에서 신데렐라가 등장하는 식의 통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통일은 과정과 절차, 그리고 시간과 노력, 희생이 있어야 한다. 단지 눈에 보이게 하는 PT식의 제시 방법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무엇이 통일을 이룰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는 먼저 각자에게 '통일을 위해 나는 준비되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이런 것이다. 통일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과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12제자들과 3년을 동행하시고 이제 이스라에 나라를 회복하실 때가 된 것을 제자들이 알아 차렸다. 이때 제자들이 서로 먼저 예수님에게 나라가 회복한 후에 자기들에게 먼저 자리를 달라고 주청(?)을 했다. 이 때 예수님은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10:45)
대박론은 기가 막힌 것이다. 그러나 대박론을 말하다가 서로 쪽박이 되면 통일로 가기 전에 기가 막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대통(大通)해야 한다. 내 방법, 내 생각, 내 철학, 내 이념을 내려놓고, 평면위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대박나려면 대통해야 한다. 대박론은 대통론(大通論)에서 나온다. 그 대통론은 대통령이 큰마음으로 통치하는 그릇에서 나온다. 온 국민이 원하는 통일의 뜻을 모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 북한의 뜻과 일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기에 대박론을 앞세워 대통령의 이름만 세우는 통일론이 아니라 대통론을 구상하고 실천하는 전무후무한 통일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글ㅣ김범수 목사ㅣ워싱턴 동산교회(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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