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유 장애우로 살면서 33년 가까이 노모를 모시던 50대가 노모를 남겨둔채 홀로 목숨을 끊었다.
18일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4시45분께 광주 동구 A(59)씨 집에서 A씨가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82)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주방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삶은 28년전 그의 나이 31살때 당한 교통사고 인해 한순간에 바뀌었다.
장남으로서 건설현장 중장비 기사일을 하며 어머니와 출가한 누나(65), 동생 2명을 돌보던 A씨는 퇴근길 교통사고로 머리와 어깨 등을 크게 다쳤고 지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이때문에 A씨는 한 가족의 생계였던 중장비 기사일을 놓아야 했다. 어깨를 다쳐 건설현장 하루 일거리도 구하지 못했다.
또 결혼을 한 동생들이 집을 떠나며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했지만 A씨는 "장남이 모셔야 한다"며 어머니와 함께 생활을 이어갔다.
A씨는 홀로 남은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경비원 등을 하며 생계를 꾸렸다.
그러나 번번히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언어 장애로 A씨는 한 직장에 오래 머물지 못했다.
출가한 누나와 동생들이 매달 생활비를 보내줬지만 장남으로서 책무를 다해야 한다며 일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병색이 깊어졌고 최근에는 우울증 치료를 받던 A씨는 노모가 허리 치료를 받으러 간 사이 스스로 목숨을 끊엇다.
경찰 관계자는 "80대 노모가 '아들을 먼저 보낸 어미가 죄인이다'며 오열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