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목회자'로 잘 알려진 미국 존 맥아더 목사(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의 날카로운 한국교회 비판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최근 미주 중앙일보와 함께 한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는 본질을 잃었다"고 주장해 충격을 줬다.
존 맥아더 목사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 짧은 기독교 역사 가운데 갑자기 교회가 커지면서 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미쳤다"고 평가했지만, "그 결과 기독교 가치가 내부적 또는 사회적으로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교회는 힘과 권위만 갖게 됐다"며 "그런 불안한 상태에서 한국교회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급격한 물결에 휩쓸리며 본질을 잃어갔다"고 분석했다.
최근 사랑의교회 건축논란에 대해서도 "기독교엔 지금 '거대한 빌딩(empire building)'이 너무 많다"며 "대개 교회 확장은 목사의 개인적 야심과 연결되는데, 많은 경우 목사의 자아가 교회 크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사랑의교회) 3억달러 짜리 건물을 세우려 했다면 반드시 동기를 철저히 진단하고, 성경에 따라 자신에게 강력한 질문을 던졌어야 했다"며 "(오정현 목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 게다가 학위를 '표절'로 얻었다는 건, 야심적 성향에 대한 증거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존 맥아더 목사는 "현재 한국의 물가나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지만, 어느 정도 교인의 편의를 위해 건물을 지었다 해도 상식적으로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한가"라고 되묻고, 차라리 그 돈으로 세상 구석구석에 복음을 전하고, 정말 필요한 도움을 주는 데 사용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정말 심란하다"고 했다.
한국교회 목회자 청빙 논란과 그로 말미암은 목회자·교인 갈등 혹은 원로 목사와 위임 목사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도 "미국 교계도 똑같은데, 양떼의 중요성보다 목회자의 개인적 상황이나 야망이 앞서면 그렇게 된다"고 했다. 그는 "어느새 목회자가 왕 또는 유명인사가 되다 보니 교인들도 그런 목사를 찾는다"며 "바른 청빙은 목회자와 회중들, 청빙한 교회가 투명한 과정을 바탕으로 하나님의 뜻을 함께 구하다가 모두가 기쁘게 동의할 때만 가능한 것"이라 했다.
젊은이가 줄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서도 그는 "교회는 그들에게 일종의 이벤트가 되면 안 된다"며 "단순히 흥미로운 성경 이야기가 아닌 어릴 적 부터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공부와 올바른 교리를 통해 아이들이 복음에 대한 확신과 신념을 갖도록 교회와 가정이 함께 노력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너무 힘든 도전이지만,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 더욱 막중한 시대가 됐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특히 존 맥아더 목사는 "현대교회가 절대적 가치로써 사수했어야 할 성경을 잃었다"면서 "한국뿐 아니라 미국교회의 신뢰도 역시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이제 하찮은 곳으로 잔락했는데, 교회가 교회로서의 목소리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본질을 잃은 채 세상에만 받아들여지기 위한 몸짓이 오히려 교회를 세상과 구분되지 않는 무의미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존 맥아더 목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강해설교가 중 한 사람이다. 그는 한국전에 참전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친척으로, 그가 1956년 개척한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는 첫 선교사를 한국에 파송했었다. 당시 파송됐던 마지 팔리(Margie Farlie) 선교사는 54년 동안 한국에서 사역했다.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는 한인 성도들을 위한 웹사이트(www.gracetokorea.org)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