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목회자들, 정부 불교 정책으로 탄압 당해

예배 도중 체포되어 끌려나가 3일간 심문 받아
한 부탄 기독교인의 가정에 꾸며진 제단. ⓒAnugrah Kumar.

부탄에서 두 기독교인 목회자들과 교인들이 체포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불교 왕정이 여전히 존재하는 부탄에서는 기독교가 공식적으로 금지된 종교이다.

롭장(Lobzang)과 탄딘(Tandin)이라는 이름의 두 목회자는 부탄 남부 도로카(Dorokha) 지역에서 최근 새 예배당을 헌당하는 예배를 드리던 중에 갑자기 들어닥친 경찰들에게 체포됐다.

이들은 이후 구치소에 감금된 채 3일 동안이나 지속되는 심문을 받았다. 롭장과 탄딘 목사뿐 아니라 이 교회의 교인 30여 명 역시 경찰서로 끌려가서 진술을 해야 했다. 교인들 가운데는 여성과 어린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같은 소식은 부탄 내 기독교 소식통을 통해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제보되었으며, 이에 신문사측은 자세한 정황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부탄 경찰 당국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통화한 관계자는 "우리는 종교적 이유로 사람들을 체포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부탄 내 여섯 개가 넘는 소식통들이 롭장과 탄딘 목사가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한 현지 목회자는 "이 두 목사들에 대해 발설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고 밝혔다.

부탄에는 현재 전체 인구의 1.2-2%만이 기독교인이며 18%가 힌두교, 80%가 불교를 신봉하고 있다.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 중 하나였던 부탄은 2008년 민주주의 입헌군주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교 왕정이 존재하고 있는 부탄에서는 정부의 주도로 '국가 유산'인 불교를 권장하는 운동이 일고 있으며, 헌법에 명시된 모든 국민의 종교자유는 기독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인들에게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2007년 도입된 종교단체 법안에 따르면 부탄에서 모든 종교단체들은 정부에 등록을 해야 법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으며, 이에 현지 기독교계는 연맹을 결성해 등록을 시도했지만 당국의 거절로 아직까지도 미등록 단체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부탄 정부는 "기독교인들에게는 예배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곳 기독교인들은 차별과 박해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가정에서 예배를 드렸다는 이유로 지역 당국자에게 구타당한 한 목회자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부탄 #기독교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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