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권 최초 탈북 청소년 기독교대안학교인 장대현학교가 13일 부산 강서구에 문을 연다.
부산 강서구 신호동에 위치한 장대현학교(교장 임창호 목사)는 중고등학교 과정의 전일제 기숙형학교로 정원은 20명으로 현재 13명이 등록했다.
또한 이 학교에는 한국인 청소년도 원할 경우 입학할 수도 있다. 단, 한국 청소년은 등록금을 내야 한다.
교장 임창호 목사(장대현교회 담임·북한인권과 민주화실천운동연합 이사장)는 이 학교는 '기독통일대안학교'라며 "통일시대를 이끌어갈 북한의 미래 지도자들을 키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청소년들 또한 통일 시대를 함께 이끌어갈 친구로, 동역자로 양성하고자 한다"고 했다.
임 목사는 학교의 이름을 '장대현학교'로 지은 이유에 대해 "장대현은 평양의 가장 중요한 지명으로, 장대현교회가 세워졌던 지명이고 성령운동의 진원지인데 지금은 김일성 동상이 세워졌다. 이들을 통해 이것을 다 때려부수고 다시 거룩한 땅 장대현을 회복하고 평양과 북한을 재건하자는 상징적인 뜻으로 이렇게 이름으로 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의 탈북자 청소년을 비롯한 탈북자들은 다문화가정보다도 더 힘든 상황"이라며 "다문화 가정은 자유민주주의가 뭔지 알지만 북한 사람은 말만 통하지 단절된 문화 속에서 살다 와서 사실 아무것도 안 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탈북자 청소년들은 꽃제비로 오래 있다 와서 기초수업능력이 없고, 아버지가 중국인인 탈북자 아이들의 경우는 한국말을 못하니 수업을 받기 힘들다"며 "한국 학교에서 신경을 쓰지만 충분하지 못 하고, 대안학교를 가도 교사의 질이 떨어지는 문제 등 환경이 열악해 여기 저기 옮겨 다닌다"고 했다.
또 "한국에서 자란 탈북자 아이들도 부모들이 한국에서 공부한 적이 없으니 부모가 지도할 수도 없고 재정 부담 때문에 학원에도 못 보낸다"고 했다.
그는 또 "그들은 부모가 한국문화를 모르니 외식이나 여행을 간다는 것을 상상도 못 한다"며 "한국의 부유하고 선진화된 시민사회에 들어와 있고 학교는 한국학교에 다니지만 생활은 북한 생활과 비슷하다. 한국문화권 밖에서 산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북자 선교를 위해 그간 장대현교회를 세워 그들을 섬겨온 임창호 목사는 "거기다 청소년기이기까지 하니 힘들어 하는 모습을 10여년 정도 봤다"며 "그런데 교회에서 이 아이들을 키워봤더니 똑똑하고 누가 부모 역할, 언니나 형님 역할을 해주면 금방 깨닫고 잘 따라왔다"며 "탈북자 하면 어른만 생각했는데 이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을 복음으로 키워야겠구나. 신앙으로 자라도록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아이들은 한국도, 북한도 아는 아이들이라 통일 세대이다. 이들을 좋은 환경과 신앙으로 치유하고 키우면 통일시대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이들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임 목사는 장대현학교의 방향성에 대해 "학업, 자유민주주의 시스템, 통일 교육, 기독교 교육으로 아이들을 키우려고 한다"며 "한국교회의 성도들에게도 이 아이들을 한국교회가 책임지고 키우자고 호소 하고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탈북 청소년들이 이 학교에 와서 자존감을 높이고 공부할 맛이 나는 학교가 되도록 일반학교보다 더 예쁘게 만들어놨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는 한 익명의 독지가가 중고등학교 학생들 교육을 위해 4층 건물(12억 상당)을 재단법인 북한인권과 민주화실천운동연합(이사장 임창호 목사)에 기부해 양로원이던 건물을 학교로 리모델링했다.
전임교사는 4명, 자원봉사자는 20명으로 현재 부산의 탈북자 수는 900여명으로 그 중 청소년은 7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탈북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는 수도권에 16곳이 있으며 충남 천안에 1곳이 있다.
11일 오후 7시에는 장대현학교 개교감사예배가 진행, 이날 예배는 교목인 김철봉 목사(사직동교회 담임)가 설교하고 사직동교회 드보라중창단이 축가, 최정철 목사(모든민족교회 담임)가 축사, 이수응 장로(한울교회)가 기도, 수영로교회 국악단이 특별순서를 맡아 진행됐다.
이어 13일 오후 3시에는 개교식 행사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