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의 진로교육이 사회의 이슈로 떠오르며 교회에서도 진로교육이 요청되고 있는 가운데, 교회교육리더십센터가 '진로 교육'에 관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10일 오후 1시부터 사랑의교회 S402호에서 열린 교회교육리더십센터(대표 기영화 교수/숭실대 평생교육학과) 제3회 교육목회전략세미나에서 '진로(은사) 교육 키워드를 붙잡으라'는 주제로 강의한 정은상 박사(독일 보쿰대학 기독교교육학 박사 과정)는 "진로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져 교회가 이에 부응할 필요가 있지만 교회교육이 진로교육에 머무르지 않고 기독교적인 특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사회 진로교육을 교양으로 받아들이려 할때 접점이 가치관 교육이고,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그것은 신앙교육이다"며 "교회는 신앙교육을 통해 진로지도를 하는 방향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했다. 덧붙여 "인생의 방향 결정은 인도하시는 분이 하나님을 인정하고 맡기는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에 진로교육을 수용하려는 시도로 진로 전문가 상담, 특강과 세미나를 갖는 것 등이 있지만 실제로 얼마나 도움될지는 모르겠다"는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박사는 어른들의 편의주의나 당장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 보다 아이들의 신앙적 눈높에 맞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이민교회를 예로 들면서 "예배를 독일어로 드릴 것인지 한국어로 드릴 것인지 고민이 이민교회안에 있다. 부모들이 한국어를 쓰니까 한국어로 드리고 싶어하지만 아이들은 독일어가 더 편하다"며 "그럴 때는 신앙을 위해서 아이들이 접근하기 쉬운 언어를 써야 한다. 아이들이 교회에 와서 한국어로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한국어가 더 나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독일에서의 경험을 보면 선생님이 부모에게 아이의 모국어를 빨리 결정해서 모국어로 의사표현을 할 수 있을때까지는 독일어를 가르치지 말라고 한다"며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할때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이유였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도 교회 성장의 좋은 방법이지만 아이들 신앙에 좋으냐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이런 관점에서 진로 교육도 생각해보아야 한다"며 신앙적인 측면에서의 진로교육에 있어 전제해야 할 점들을 말했다.
정 박사는 "내용적으로 보면 성경은 더 좋은 직업과 안락한 삶을 위해서 성공해서 하나님을 잘 섬기라고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것들을 주를 위해서 포기하라고 말한다"며 "성경에서 정말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경에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부모 직업 물려받았거나 때로는 더 좋은 직업 얻을 기회를 포기했다"며 "그때는 특별한 자질을 발견해 직업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직업 교육으로서 직접적인 성경의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했다.
은상 박사는 "성경이 말하는 것은 사람이 계획하지만 그 길로 인도하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확실하게 바라는 것은 누구도 보장을 해줄 수 없다. 그것을 인정을 하고 진로 지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로지도교사는 진로지도를 통해 미래에 대한 안정성을 보다 많이 확보하려 할 것이다"며 "그러나 부모나 교사나 사역자는 인생의 진로는 하나님께서 하나님께서 지도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하고 하나님의 지도를 받을 때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다음으로 예수님과 마리아의 사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동행'"이라며 "많은 사람이 예수님이 순종적으로 자랐다고 생각하지만(눅 2:22~52) 성년식 전후로 해서 일어났던 사건들과 흩어졌던 형제들과의 관계를 보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은 성인식이 끝나고 부모를 따라 바로 집에 가지 않고 성전에 남아서 랍비들과 토론을 한다. 요셉과 마리아는 하룻길을 간 이후에 요셉이 없는 줄을 알게 되고 다시 돌아가서 이틀을 헤맨 끝에 소년 예수를 만난다. 그러면서 놀랜 마음으로 '우리가 너를 얼마나 찾았는지 아니?'라고 말하자 소년 예수는 '여기가 내 집인것 모르셨어요' 이렇게 대답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이 대답에는 신학적으로 굉장히 깊은 뜻이 있지만 부모 자식 관계만을 생각하면 황당하기 짝이 없는 대답이다. 하지만 이런 반항에 요셉과 마리아는 소년 예수를 비난하거나 질책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마리아도 예수님의 변화에 당황스러워했고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며 "소년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진로지도를 하는 아이들 또한 변화무쌍하고 반항적이고 주변과 부딪히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진로지도를 하는 담당자들은 이런 모습을 성장에 필요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마리아처럼 그들과 동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많은 그리스도인 부모와 교사들이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하나가 어린이가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전에 죄책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아이들도 자신이 죄인으로 고백하기 위해서 방법적으로 먼저 하나님과의 신뢰 관계가 형성된 이후에 그것이 이야기됐을때 받아들여진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부모와 사이 좋을때 잘못을 지적하면 받아들이지만 사이가 좋지 않으면 자기가 잘못 했다고 생각하지만 인정을 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수님이 대하는 태도의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아이들을 백지나 모양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진흙으로 생각하고 영향력을 행사에서 뭔가를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며 "오히려 그들을 인정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모양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그들 특성에 맞게 물을 주고 햇빛을 조절하는 정원사처럼 행동하셨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신 것에서 비롯된다"며 "어린이·청소년 진로교육은 존귀하게 인정받는다 라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예수님과 12제자와의 관계'를 말하며 "베드로는 물 위로 걸어오시는 예수님이 자신을 부르자 주저없이 물 위로 뛰어내리지만 파도에 놀라서 바로 가라앉는다"며 "이때 예수님은 배에서 뛰지 않은 다른 제자의 용기없음을 책망하지 않으시고 베드로를 보고 왜 그렇게 의심하느냐고 책망한다"고 했다.
그는 "예수님은 베드로가 의심과 실패를 통해서 베드로가 스스로 깨닫게 하신다"며 "이것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교회교육 안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신앙진로 지도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의심과 실패를 허락해줘야 한다. 의심을 받아도 비난받지 않아야 하고 실패해도 내쫓기지 않는 그런 확신을 갖도록 해야한다. 이런 공간이 필요하다"며 "교회의 진로 교육을 통해 믿음, 동행, 인정, 의심과 실패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박사는 진로 교육을 위한 '신앙교육 방법론'으로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을 꼽으며 "대화를 많이 한다는 것은 뇌에 더 많은 자극을 주어서 뇌를 개발시킨다는 것이다"며 "대화를 하면 논리력과 남을 설득하는 능력 등 수많은 것들이 훈련된다"고 했다.
그는 "하브루타(대화와 토론)이라고 하는 유대인 교육방법인데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게 하고 설득시키는 이것이 태어나면서부터 집안 전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이야기를 어떻게 풍부하게 전달할까 매스미디어나 이런저런 방법을 고민할때가 아니라 스토리 자체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마가복음 10장에서 예수님이 어린이를 대하는 장면도 어린이의 시각, 예수님의 시각. 제자들의 시각, 무리들의 시각에서 재구성할 수 있고 그러면 굉장히 풍성해질 수 있다"며 "아무 교재 없이도 스토리 하나로 풍성해질 수 있다. 그렇게 개발한다면 수많은 직업과 달란트의 문제도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