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가 평화의 섬 제주를 위해 기도의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월 1회 기도회를 가진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지난 5일 강정 해군기지 건설 현장에서 강정기독교대책위원회(대책위원회) 주최로 '생명마을 강정, 평화의 섬 제주! 전쟁기지 없는 생명평화 세상을 기원하는 기도회'가 드려졌다.
단체 실무자와 활동가 및 강정마을 주민 40여 명은 치유와 평화의 섬 제주가 전쟁기지 없는 생명과 평화의 땅이 되길 기도했다.
장기간의 해군 기지 건설 반대 활동과 2012년 말 정치적 해결을 모색했던 활동은 정권교체와 함께 난항을 겪었다. 지난 1년 동안 활동이 주춤했었다.
대책위원회 임보라 목사(섬돌향린교회)는 "기지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오랜 건설 반대 활동으로 지쳐있지만, 주민들이 건설 반대에 의지를 보이는 만큼 도움과 기도의 손길을 놓을 수 없다"며 "기지 건설 찬반 대립으로 상처 입은 마을 공동체 치유를 위해서도 기도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여 다시 기도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2007년 6월 당국이 해군기지 건설 부지로 결정했다. 2012년 3월 마을 앞 구럼비 바위를 발파하는 작업을 강행함으로써 극한 대립에 이르렀다. 환경파괴와 해군이 주장하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추진과 달리, 미국을 대신해 중국과 맞설 군사기지 건설이라는 의혹과 기지 건설 반대 활동에 대한 공권력의 인권 침해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마을 주민 사이에 해군기지 찬성과 반대가 엇갈리면서 갈등이 골이 깊어진 상태다. 8년의 갈등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 대책위는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제주가 해군기지 건설로 군사화되는 것을 막는 운동과 별도로, 찬성과 반대로 깊어진 마을 주민들의 간의 골을 치유하는 일을 할 계획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창현 목사는 "기지 건설에 의견 차이를 가진 교회 단체들도 강정마을 주민들의 공동체성 회복에는 일관된 목소리"라며 "해군기지 건설 반대라는 협의회의 입장과는 별도로 치유 활동 계획을 다른 협의체들과 세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도회는 임왕성 목사(새벽이슬)의 초대사와 홍기룡 장로(제주 해군기지 범대위 공동대책위원회회장), 서성환 목사(제주사랑하는 교회)의 증언 나지희 목사(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의 집례로 성찬례가 들려졌다.
서성환 목사는 "대선 이후 지난 1년은 정의와 평화, 생명 문제가 정치권력에 기대어 풀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 시간이었다"며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어져도 그루터기가 남듯, 비폭력 평화의 방법으로 끝까지 평화 제주를 위해 계속해 나가자"고 전했다.
강정기독교대책위원회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고난함께, 개척자들, 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새벽이슬, 향린공동체협의회, 예수살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한 개신교 단체들로 구성돼 있으며, 활동을 희망하는 단체를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