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동성애자 처벌법에 아프리카 교계 다른 목소리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현지 성공회는 법안 지지하며 영국성공회의 권고 거부
스탠리 은타갈리 우간다 성공회 대주교   ©bristol.anglican.org

우간다에서 동성애를 범죄로 처벌하기로 한 법이 통과된 것을 두고 아프리카 교계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황청 정의와평화협의회 의장인 피터 턱슨(Peter Turkson) 가나공화국 대주교는 최근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에서 열린 교회와 인권 컨퍼런스에서 "반동성애법 때문에 국제사회가 우간다의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법은 잘못됐다"며 "동성애자들은 범죄자들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우간다의 동성애자 처벌법은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에 인권 학대로 규탄받고 있으나 우간다 정부는 이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 우간다 대통령은 "여기는 우리의 나라이며 서구의 친구들이 이를 가지고 문제 삼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그들은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다"라고 지난 주 법안에 서명한 직후 밝혔다.

한편, 우간다 성공회는 세계성공회 본산인 영국성공회측의 법안에 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우간다 성공회는 이로 인한 영국성공회와의 갈등과 심할 경우 교단 탈퇴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탠리 은타갈리(Stanley Ntagali) 대주교는 "동성애와 동성결혼에 대한 우간다 정부와 교회의 시각을 존중해줄 것이냐의 문제이며,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의 길을 가는 것을 고려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은타갈리 대주교는 "동성애는 성경 진리와는 양립 불가능하며 교회 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동성애나 동성결혼을 지지한다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성공회 지도부는 서구가 가는 길을 가서는 안된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우간다 기독교 인구 가운데는 42%로 가장 수적으로 우세한 가톨릭 교회는 동성애는 교리적으로 포용하지 않지만, 법안에 대한 분명한 입장은 내놓기를 거부했다.

#동성애자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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