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지지 미국인 10년만에 20% 증가

주요 교단들도 찬성 입장으로 돌아서
미국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17개 주와 워싱턴DC의 지도.   ©PRRI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미국인이 지난 10년간 무려 2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지지율의 증가는 종교적인 인구 그룹도 경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공공종교연구기관(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가 미국 전역의 4,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현재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미국인은 전체의 53%다. 이는 2003년 32%에 비해 무려 21%나 높아진 비율이다.

또한 2003년 당시에는 종교적 인구 그룹의 대다수가 동성결혼에 반대했지만 오늘날에는 교파에 따라서 찬반으로 견해가 나뉘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2003년 메사추세츠 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첫번째 주가 되었을 때만 해도 미국 내 모든 주요 종교적 인구 그룹이 동성 간의 혼인에 반대했지만, 이제는 복음주의 개신교를 제외한 거의 모든 주류 기독교 교파들과 주요 종파들이 동성결혼에 어느 정도는 포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 어느 종교단체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미국인의 73%가 동성결혼에 찬성하는 가운데, 주류 개신교인은 62%, 백인 가톨릭 교인은 58%, 히스패닉 가톨릭 교인은 56%가 동성결혼이 허용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유대인은 무려 83%가 이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

반면, 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은 전체적으로 거의 10명에 7명 꼴로 동성결혼에 반대하고 있으며, 동성결혼에 찬성한다고 한 비율은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경우 27%, 흑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경우 35%에 불과하다.

동성애 반대 가르침 때문에 청년들 떠나는가?…"약해진 종교적 성향이 더 근본적 원인" 반론도

복음주의 개신교회들은 또한 동성결혼을 죄악시하는 가르침을 강단에서 전하고 있으며, 이는 안타깝게도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고 조사 보고서는 전했다.

"많은 교회들이 교인들은 성적소수자들의 권익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돌아서고 있으며, 이번 조사로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가르침이 젊은 교인들을 모으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있음이 드러났다"고 공공종교연구기관의 로버트 존스는 설명했다.

그는 또한 "밀레니얼 세대의 거의 3분의 1 가량은 어렸을 때부터 속해 온 종교를 버렸고 그 이유에 대해서 교회가 게이나 레즈비언에 대해 가르치고 그들을 대하는 방식에 실망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설명에 대해서는 반론도 제기된다. 위크 매거진의 조 터버쉬는 밀레니얼 세대들이 동성결혼 때문에 종교성을 잃고 있다는 분석은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들의 전 세대들에 비해 종교적 성향이 매우 낮다. 이는 모두에게 알려진 사실이다"며,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이러한 현상이 종교조직의 반동성애적 성격 때문이라고만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 두 사실 사이에는 연결점이 존재하지만 동성결혼에 대한 가르침을 청년들의 교회 이탈에 직결시키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에서도 종교를 버린 밀레니얼 세대의 31%가 "반동성애 가르침이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고, 14%만이 "매우 중요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동성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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