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최악의 독재국가, 인권도 신앙도 말살되어 버린 땅, 기아와 살육이 난무한 땅으로만 알려져 있던 북한. 누구도 답을 제시하지 않았고, 또 할 수도 없었던 북한 문제를 미주 한인사회는 물론 주류사회, 대한민국과 전세계에 등장시킨 주인공은 바로 2004년부터 시작된 통곡기도회였다. 주제 그대로 기도회였지만 이 기도회는 그동안 북한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던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가 됐고, 서로 나누는 자리가 됐고 행동하는 자리가 됐다. 미주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한국으로 번졌고 전세계로 뻗어 나아갔다.
이 교회는 지난 8월 1일부터 9월 9일까지 40일동안 대각성기도회를 개최했다. 매일 밤 진행된 이 기도운동에서는 성도 개개인의 치유와 회복은 물론 미국과 조국, 북한과 세계를 위해, 복음 전파를 위해 뜨겁게 기도한 집회였다. 별 다른 홍보없이 시작된 이 기도회는 첫날부터 1천5백명 이상을 돌파해 마지막 날에는 2천8백명이 넘는 성도가 기도하는 등 열풍으로 번졌다. 이 기도운동은 베델한인교회의 40일로 끝나지 않았다.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가 대각성기도회 확산 컨퍼런스를 열고 베델한인교회에서 시작된 이 기도운동을 전 미주로 확산시키기로 결의하게 된 것이다. 전 미주 25개 교협 회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각성 기도회를 전국에 확산하기 위한 회의가 진행됐다.
통곡기도회부터 대각성기도회까지 손인식 목사로부터 그가 갖고 있는 기도에 관한 신뢰와 철학을 들어 봤다.
-손 목사님이 베델한인교회에 부임하신지 20년입니다. 첫 10년은 교회 성장에 탁월한 전략가적 면모가 강했다면, 최근 10년은 기도운동가로 변신한 느낌입니다. 그것도 단순한 기도만 아니라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행동을 요구하고 계신데요. 통곡기도회의 경우만 해도 미국과 전세계 북한인권운동의 도화선이 됬었지요.
소극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받은 훈련이 바로 기도이기 때문에, 몸에 밴 것이 기도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늘 기도합니다. 문자적으로 기도하니까 기도하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말하면, 기도는 생명입니다. 기도를 한다는 말은 정말 기도 밖에 없기 때문에 기도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엘리야나 모세 같은 사람들은 모두 그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그 상황 속에서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 극한의 절망이 바로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는 힘입니다.
북한의 상황을 한번 보십시오. 부시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어 봐도, 힐러리 장관에게 혹은 성 김 주한미국대사에게 물어 봐도 누구도 북한을 "희망"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원래 죄나 악 속에는 '답'이라는 패키지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혼돈이고 방향 상실입니다. 누구도 이런 북한 문제에 답을 내어 놓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절망 덩어리가 북한을 다 집어 삼키고 대한민국까지 컨트롤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런 탄식의 상황 속에서 우린 극한의 절망을 느끼게 되고 이 절망으로 인해 우리는 기도하게 됩니다. 통곡기도회를 시작할 때도 이 절망이 우리로 하여금 기도하게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 40일 대각성기도회도 그런 절망감 속에서 시작하셨겠군요.
제가 목회한지 30년, 전도사 시절까지 합하면 34년간 목회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부끄럽지만, 저부터 기도가 이렇게 통하고 성령이 우리를 덮어주시는 체험, 이렇게 기도가 정직하다는 것을 깨달은 체험이 처음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을 만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두려움입니다. 저는 이번에 하나님의 임재 앞에 두려워 떠는 그런 거룩함을 40일간 느꼈습니다. 우리 성도들도 기도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개입을 두눈으로 목도하고 큰 충격을 받은 기간이었습니다.
작금의 미국적 상황을 볼 때, 기도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실은 우리 교회에서 제 믿음이 제일 작습니다. 저는 기도회 첫날밤 한 3백명만 와도 잘된 것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런데 첫날 기도회에 본당 1,2층이 가득찼습니다. 우리가 새 건물에 입당한 이후, 본당이 빈자리 없이 가득찬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때부터 40일이 시작된 겁니다. 우리 심령의 적이 물러가고 토설하기 시작하고 회개했습니다. 2세들을 위해 실시간 통역이 제공됐는데 2세들이 손을 들고 울부짖으며 기도하기 시작했고 오히려 부모들을 재촉해서 기도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사방에서 몰려 들어서 성령의 임재와 응답을 체험했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전미주의 교협회장들이 모여 우리가 미주의 대각성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토론하며 기도하는 시간으로 이어지게 됐죠.
-목사님께서 해 오신 기도운동은 기도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통곡기도운동이나 북한 해방 운동이나 모두 기도가 중심이 되었지만 정확히 말하면 기도만 한 것은 아닙니다. 기도 외에 행동이 있었습니다. 보편적으로 기도는 마치 골방에서만 해야 하고, 성전 안에서만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기도가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것은 정치라는 비난합니다. 이런 이원론은 현대의 언론들이 만들어 낸 경계선일 뿐입니다.
기도하기 위해서는 기도하는 자가 모여야 합니다. 모이게 하는 액션이 필요합니다. 장소도 필요합니다. 기도의 방향을 제시받기 위해 강사도 필요합니다. 조직도 해야 합니다. 만약 이런 것도 정치라고 하고, 사회운동이라고 한다면 기도는 하지 말란 소리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기도가 다루는 공간과 참여 범위는 광범위합니다. 미스바 기도회가 그랬고 갈멜산 기도회도 그랬습니다. 엘리야의 갈멜산 기도는 종교적인 것이기도 했지만 그 당시 국가 차원의 기도회였습니다. 그리고 그 기도회는 아합과 이세벨 등 지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중계됐습니다. 우리는 기도하면 갈멜산을 떠올리는데 이 갈멜산 기도회는 골방에 숨어서 한 기도였습니까? 아니었습니다. 기도의 저변을 넓히고 그 절박성을 알리기 위해서는 바로 행동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런 접근에 따라 지난 10년간 기도운동을 해 왔습니다.
-과거 미주 한인교회는 한국교회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 왔지 한인교회의 것이 한국교회에 영향을 미친 것은 상당히 드뭅니다. 그러나 통곡기도회는 한인교회에서 시작된 열풍이 한국으로 전파된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는데요.
예를 하나 들어 보면, 요즘 우리는 현대차를 타고, 셀폰은 삼성을 쓰고 비행기는 대한항공을 탑니다. 제가 38년 전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이 위대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여기 저기 좋은 제품이 많이 생산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이 아직도 마음껏 쓸 수 있는 제품을 못 만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국가적 리더입니다. 국가를 국가되게 하는 지도자가 나오지 못했습니다.
동족을 향한 사랑 갖고 동족을 구하려는 기도 운동이라는 영적 상품이 한국에서 큰 호응을 얻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에 누구도 이런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절실하고 절박한 기도운동의 필요성을 말해 주고 다 함께 구매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국가적 리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서 북한은 1만 마일 이상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북한은 40마일 정도입니다. 당연히 한국에서 더 이 기도운동이라는 상품이 불티났어야 합니다.
이 절실한, 영적 상품은 누가 알리고 팔아야 합니까? 바로 우리 성직자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주신 이 상품이 목회자들의 손에서 성도들에게 가지 않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한국에 가 보니 목회자들의 입에서는 이미 북한을 위한 기도가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그러나 평신도들은 여전히 대표기도, 개인기도 속에서 북한을 기억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통곡기도회를 서울 영락교회에서 열었을 때, 수천명이 운집해 놀라운 기도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를 지탱하는 것은 바로 풀뿌리같은 평신도들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네. 그런데 한국인들에게 기도운동이란 것은 결코 생소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한국교회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제일 큰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장점이 무엇입니까? 바로 새벽기도와 같은 기도입니다. 한국교회가 전세계 교회 가운데 인정받는 것이 바로 이 기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장점들이 개교회의 장점으로 쓰여졌다는 것입니다. 성령 충만한 역사가 개교회의 성장과 부흥 발전을 위한 동력으로 사용되었지 그것이 교회 밖으로 넘어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게 약점으로 작용했습니다.
몇만명이 출석하는 교회가 하루에 3-4번에 걸쳐 새벽기도회를 해도 이 커다란 태풍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만 그치고 맙니다. 진정한 성령의 운동은 이 찻잔을 깨고 사회로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교회 밖으로 나가면 곧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릴 수도 있다는 두려움 속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민족의 문제, 동족의 문제, 운명적 공동체의 문제를 기도가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금 전교조는 20만 밖에 되지 않는데 한국 어린이들을 모두 세뇌하고 있습니다. 적은 숫자이지만 자신들의 벽을 넘어선 활동을 해 냅니다.
기도가 교회 안에만 머물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도 타성, 관성에 젖습니다. "기도? 그거 다 해 봤는데 안되더라" "성령 역사 우리도 아는데 여기선 안되더라"라고 합니다.
하나니가 이스라엘 성벽이 무너진 것을 아닥사스다에게 보고할 때, 그것을 들은 느헤미아가 한 일은 기도였습니다. 그가 기도를 몰랐겠습니까? 금식을 몰랐겠습니까? 다 과거에도 해 봤던 것이고 잘 아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기도만이 해결책이란 것을 다시금 깨닫고 기도했습니다. 역사의 챗바퀴는 이 기도라는 것을 통해서만 돌아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에 관해서 알고 있지만 다 알고 있지는 못합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미주의 통곡기도회가 한국으로 전파된 것처럼 전미주로 확대된 대각성기도회도 한국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 한국교회는 큰 위기에 있습니다. 친북 좌파 세력이 진보라는 그럴싸한 이름을 달고 나와서 암약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간단합니다. 한국교회가 자랑하는 세계선교, 그 기반을 깡그리 무너뜨리는 것입니다. 한국교회를 어떻게든 없애 버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좋고 싫고를 떠나서 생존을 위해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 한국은 히틀러의 나치가 정권을 장악하던 과정, 레닌 중심의 볼세비키가 러시아를 장악하던 때와 비슷한 형국입니다. 지식인, 언론인, 교수들을 앞세워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합니다. 그러나 일단 친북세력이 정권을 잡아 보십시오. 자신들을 도와 주었던 이들부터 제거하려 할 것입니다. 교회도 다 없애 버리려 할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교회와 선교의 문제일 뿐 아니라 우리의 조국과 후세대를 지켜 내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한국교회가 이 박해를 견뎌내고 생존하기 위해서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모든 기독교인이 하나되어 국토기도대장정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와 하나될 수 있는 모든 이들이 10만명, 1백만명이 모여서 전국에서 기도대행진을 벌이는 것입니다. 좌우가 하나되고 1세와 2세가 하나되어서 한국의 통일과 민족을 위해서 다 함께 기도하는 기도운동입니다.
제가 얼마전 아내와 함께 독일에 2주간 체류했습니다. 그러면서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던 그 때의 이야기를 독일인 목회자와 한 평신도로부터 들었습니다. 성니콜라이교회에서 매주 월요 정기기도회에 모이던 사람들 2천여명이 일시에 거리로 나와 "우리가 국민이다"를 외치며 평화의 기도 행진을 하게 됐다고 합니다. 기도가 교회 밖으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의 이 외침을 들은 동독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동요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독 측에서는 국민의 동요를 막기 위해 여행 제한을 완화시킨다고 발표하면서 "동서독 사이에 벽을 없애기로 했다"는 상징적 발표를 합니다. 그런데 이 벽을 여행의 벽이 아니라 베를린 장벽으로 생각한 양국의 국민 수십만명이 일시에 몰려 나와 이 벽을 무너뜨려 버리면서 통일 되고야 말았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저는 대한민국에 이런 일이 일어나길 기대하며 기도하게 됐습니다. 우리 한국인들도 전국에서 대행진(Walk-A-Thon)을 하면서 다 함께 기도하고 대한민국의 통일을 노래해 보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통일을 위해 실컷 기도해 보았지만 다시 한번 엎드러져 기도해 보자는 것입니다.
통곡기도회처럼 하루 하고 흩어지지 말고 몇날 몇일을 계속 해 보자는 것입니다. 성경의 역사도 보면 모두 대행진입니다. 출애굽도 그런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 국토기도대장정을 함을 통해 온 국민이 기도 속에 하나로 녹아지고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고 서로의 정체성과 하나됨을 확인할 수 있다면 이 행진이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고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저는 이 운동을 한국교회에 확산시키기 위해 곧 한차례 더 한국을 방문할 계획에 있습니다. 교단 혹은 교회 안에 있는 친북, 종북 세력들은 이런 운동을 막고자 하고 심지어 목회자들조차 괜한 구설수에 오를까 이 운동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저는 통곡기도회 때처럼 가슴 속에 간절한 기도제목을 가진 평신도들이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한국교회의 폭발적인 기도를 하나로 꿰어 놀라운 역사가 일어날 것을 저는 기대하고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