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학교 대책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촉구

한국교회, 사회복지법 개정 막았지만 장애인 인권은 방치한 꼴
 
▲12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인화학교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했다. ⓒ베리타스

광주 인화학교 사건 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도가니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12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국민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촉구했다.

이날 대책위는 광주 인화학교사건 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개정촉구 10만인 시민청원운동’을 선포했다. 기자회견에는 대책위 관계자, 장애인 단체 회원, 광주 인화학교 졸업생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대책위는 장애인 시설과 법인의 공공성 확보, 장애인들의 욕구가 반영된 사회복지서비스 제공, 권리옹호시스템 마련 등이 새 사회복지사업법에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대책위는 “2007년부터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지만 한나라당과 한기총 등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며 이에 반대했다”며 “그 대가로 장애인들의 인권은 유린 당했다. 제2의 도가니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법 개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기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은 지난 2007년 공동으로 제2의 사학법이라 불렸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대한 반대 운동을 벌인 바 있다. 이들은 당시 공동대책위를 구성해 개방형이사들이 학교 운영에 관여할 경우 사학의 건립 이념과 종교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었다.

인화학교 출신인 강복원 씨는 “학교 다닐 때 성적인 유린 등을 목격하며 살아온 세대로써, 장애 학생들에 대한 성폭력과 강제 노동 같은 수 많은 인권 유린이 있었다”며 “하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침묵했고, 이제라도 법이 바뀌어서 장애인들의 인권이 보장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책위가 발표한 개정안은 사회복지법인 및 시설에서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보건복지부장관이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시설당 수용인원 제한은 기존 300명 이하에서 50명 이하로 강화된다. 법인은 이사 정수의 3분의 1 이상을 지자체가 추천하는 사람 중에서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보건복지부장관은 법인이 위법행위를 하는 경우 등에 감사 중 1명을 추천할 수 있다.

이음 장애인자립센터 황인준 사무국장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사회와 고립되거나 시설에서 원장이나 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구타를 당하는 인권 유린이 수시로 이뤄진다”며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살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변호사 여명국 씨는 “인화학교 성폭력 원인은 외부와의 소통 단절과 폐쇄된 족벌 운영 체제에 있다”면서 “복지 법인과 시설은 개방성을 확보하고, 장애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옹호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중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인화학교 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시민문화제를 개최했다. 문화제에는 소설 ‘도가니’의 저자 공지영 씨가 참석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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