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철 폭로 의혹' 사건이 분수령을 맞았다.
검찰이 이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금품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신 전 차관과 폭로 당사자인 이국철 SLS그룹 회장을 13일 동시에 소환함에 따라 사건의 실체가 곧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신 전 차관과 이 회장을 대질조사하기로 한 것은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음을 시사한다.
검찰은 이 회장을 세 차례 조사하고 이 회장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곧장 신 전 차관을 전격 소환했으며,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에게 건넸다는 SLS그룹 법인카드와 백화점 상품권에 대한 사용처 추적 등을 통해 관련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게 과거 10년간 현금, 상품권, 법인카드, 차량, 여행경비 등 10억원이 넘는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고, 신 전 차관은 일부 상품권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금품수수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검찰은 일단 두 사람의 진술에서 일부라도 일치하는 부분은 대가성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금품이 오간 것이 확인됐다면 두 사람의 사법처리를 위해 이 회장이 청탁했다는 부분이 적시돼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회장과 신 전 차관 둘 다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더 큰 숙제는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다. 따라서 수사팀은 두 사람 사이에 오간 금품 규모와 법인카드 제공시점 등 진술이 다른 사실관계를 일일이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 소환도 이 같이 상반된 진술의 신빙성을 따지기 위한 포석이다.
검찰은 이 회장과 신 전 차관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차관의 금품수수 의혹 수사가 일단락되면 나머지 의혹들도 대부분 정리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수사의 종착역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고위급에 대한 구명로비와 금품 제공, SLS그룹 워크아웃,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의 상품권 수수,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차장의 일본 향응접대 등 여타 의혹에 대해서는 이 회장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는 만큼 '근거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으로 조사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의 금품수수 의혹을 제외한 나머지 폭로에 대해 검찰이 이미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한 점에 비춰 정관계 고위인사들과 관련된 다른 의혹을 폭로함으로써 수사를 장기전으로 끌고 갈 여지도 있다.
이국철-신재민 대질…폭로의혹 '분수령'
- 사건·사고
수사 정점…또다른 폭로 '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