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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영락교회 배성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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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영락교회 배성식 목사는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원을 자주 찾았다. 그런데 그 기도원 뒤에 숲이 있어, 그는 숲 속에 들어가 기도하면서 말씀을 묵상하고, 그 가운데 깨달음도 얻으며 설교 준비를 병행했다.
그의 고향은 수평선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는 부산이다. 그런데 어느 날, 바다와 하늘의 경계에만 있는 줄 알았던 수평선이 숲에도 있는 것을 봤다. 숲의 나뭇가지들이 하늘에 맞닿는 부분과 구름이 유유히 떠다니는 모습이, 마치 돌아가는 레코드판이 위에 카트리지 헤드셀(침 부분)이 닿아 하나님의 음성이 나오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그는 ‘아, 숲을 통해 하나님께서 말씀하고자 하시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는 사랑에 빠지면 말이 많아지듯, 하나님께서 자신을 통해 성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씀을 해주시는 걸 느꼈다고 말한다. 대학시절 불문학을 전공하며 문학적 사색에 빠지는 것을 즐겼던 그가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는 늘 하나님을 향한 그리움으로 숲에서, 일상생활에서, 길에서, 자연현상에서 묵상거리를 발견한다.
그에게 다가온 숲이란 어떤 것일까? 그는 “숲은 온전히 자신으로서 쉴 수 있는 곳이다. 숲에 가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며 하나님을 만나는 곳이 바로 ‘마음의 숲’이라고 말한다. 그는 “하나님께 무언가를 진정으로 간구할 때 깨달음을 얻은 곳이라면, 지하실도 빌딩가도 숲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곳에서 들은 하나님의 음성을 교인들과 나누고 싶어, 주보 앞면에 숲에서의 묵상을 적은 일기를 매주 싣고 있다. 교인들은 그 내용에 감동했고 열렬한 지지를 보내며 주보가 나오기를 기다린다. 그래서 이것을 불신자를 전도할 때 활용했다. 그 후의 반응은 놀라웠다. 교회에 나오지 않던 한 노인이 해외에 있는 자녀들에게 보내주고 싶다며 석 달에 한 번씩 주보를 가지러 교회에 왔고, 한 아주머니는 글의 저자가 배성식 목사라는 걸 알고 교회에 등록했다.
그는 그 일기들을 엮어 한 권의 책, ‘마음숲을 거닐다’를 출간했다. 글을 쓰는 목회자는 많지만 하나님과의 만남과 교제에 대해 쓰는 목회자는 많지 않다. 비신자들이 그의 글에 반응하는 이유는 생소한 기독교 용어를 쓰지 않고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절대자와 진리를 향한 그리움’을 끌어내는 데 있다. ‘하늘’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래서 그의 글은 친근하고 편안하다.
‘마음숲을 거닐다’에서는 계절이 바뀌어 숲이 다른 옷을 입을 때마다 눈, 하늘, 새벽빛, 봄볕, 굴뚝새, 바람, 낙엽, 향기와 같은 언어로 교훈을 준다. 읽는 사람들은 ‘나도 이런 경험을 했다’고 공감을 하는가 하면, 자연과 현상을 보며 그의 묵상내용을 떠올리기도 한다.
모든 것을 멈추고 숲에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우선시하는 배성식 목사는,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등지고 자연 속에 은둔하는 것을 지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설교를 통해 “작업현장에서 열심히 땀 흘리고 치열하게 살 것”을 권한다.
그는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산다. 하지만 사람을 피하기 위해 자연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소명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교회에 나오는 것보단 자신의 소명이 있는 곳에 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곳에서 은사를 펼치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것이 주님께서 원하시는 일일 것이다”라며 “교회에 나오느라 직장 시간을 빼앗기고 새벽기도하느라 직장에서 졸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 기독인으로서 열심히 성취하면서 살아야 한다. 구원을 이뤄가는 것을 인정받아라. 하나님 축복은 거기서 나온다고 가르친다”고 했다.
그의 ‘상처’라는 화두에 대해 낙엽을 보면서 얻은 교훈을 들려줬다. 배 목사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살까, 어떻게 하면 상처를 치유해 건강하게 잘 살까를 궁리한다. 상처 속에 자신을 가둬놓고 그 상황을 원망하고 탓하며 저주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상처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딛고 일어나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셉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었다. 형들의 미움을 받는가 하면, 팔려서 노예가 되고 모함을 받아 감옥살이도 했다. 때아닌 낙엽이 떨어져 주웠는데 벌레 먹은 것이었다. 손바닥에 올리니 그 상처 사이로 손바닥이 보였고, 하늘에 올려다 보니 그 상처크기만큼 하늘이 보였다”며 “우리는 상처를 놓고 자신을 보면서 열등감과 비하 속에 사는가, 혹은 가해자를 보면서 분노하는가? 그러면 더 큰 아픔이 생긴다. 하지만 나뭇잎을 하늘에 향하듯, 요셉은 상처를 통해 피해자도 가해자 보지 않았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봤다”고 했다.
그는 “요셉은 ‘하나님은 여기서도 선하심을 행하실 것’이라고 믿었고, 그래서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했으나 하나님이 선으로 바꾸셔서 많은 생명을 구원하는 일에 사용하셨다’(창 50:20)고 고백했다”고 낙엽을 통한 깨달음으로 말씀을 해석했다. 마음숲이 ‘하나님을 만나는 자리’라고 말한 그의 설교는, 마음숲을 거닐며 자연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성경에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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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식 목사의 ‘마음숲을 거닐다’에는 하나님을 향한 그의 감성 짙은 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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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숲에 있는 옹달샘을 통해서도 그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옹달샘의 물은 항상 그릇만큼 차 있다. 우리는 언제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고, 지식을 더하기 위해 공부한다. 하지만 지식과 지혜는 내용물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담는 그릇이다. 바로 마음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이 넘쳐도 결국 자신의 그릇만큼만 지혜가 남는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소한 것 때문에 싸우고 어리석은 판단으로 순식간에 무너지는 사람을 솔로몬과 대조해 설명했다. 하나님께서 솔로몬보다 능력이 뛰어난 형제가 많았음에도 그를 왕으로 세우셨다. 그 이유는 솔로몬은 최선을 다해 자신이 드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예물로 드렸고, 이에 감동한 하나님이 “내가 무엇을 해주길 원하느냐”고 물었을 때 “내게 듣는 마음을 주사”(왕상 4:29-30)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배 목사는 이 예화를 통해 솔로몬이 얼마나 준비된 마음의 그릇을 지니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배 목사는 “‘듣는 마음’이란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UnderStanding Heart)”이라고 정의하면서 “엄마라면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뒤 말하고, 회사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모두 모여 고객 입장(Understanding)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해야 한다. 먼저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예수님의 마음을 달라고 간구하면 그곳에 지혜를 더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그는 마음숲에서 하나님이 지금 이 지역 성도들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세심하게 경청하고, 상담을 통해 성도들을 예수님을 닮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설교를 준비한다.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수지영락교회
2000년 2월 상가에서 개척해 현재 5500여명의 성도 규모로 눈부신 성장을 이룬 수지영락교회는, 최근 배윤재 선교사 순교 2주기를 맞았다. 배 선교사는 이 교회 1호 해외 선교사이자 배성식 목사의 여동생이다.
고 배윤재 선교사는 2001년에 프랑스로 건너가 무슬림 빈민 구호단체에 소속돼 봉사하면서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무슬림에게 구호물품만이 아닌 복음도 함께 전하자, 한 과격 무슬림 청년이 그가 사는 기숙사에 잠입해 상해를 입혔고, 2009년 9월 15일에 또다른 청년이 습격해 순교했다.
배성식 목사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지금은 교회가 성장했지만 당시에는 형편이 안 돼 선교 지원을 못해줬고, 고 배 선교사가 자비량으로 선교하면서 많은 고생을 하게 한 것이 큰 아픔으로 남는다. 순교 전에도 있었던 이슬람 청년의 과격 행동을 알았더라면 즉시 철수시켰을텐데, 이를 말하지 않아 전혀 몰랐던 것도 큰 회한으로 남는다”고 했다.
“우리는 주님을 위하여, 주님은 우리를 위하여”라는 표어를 내건 수지영락교회는 현재 중국과 베트남에 선교사 가정을 파송한 상태이고, 불신자를 인도하는 예배와 그의 소그룹 사역으로 교역자를 양성해 계속해서 선교영역을 해외로 넓혀가고 있다.
수지영락교회 배성식 목사는 “수지영락교회는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교회다. 한 알의 밀알이 되어 이국 땅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순교한 배윤재 선교사의 헌신이 있었기에, 앞으로도 더욱 든든히 세워질 것”이라면서 “한국교회에 비전과 가능성를 제시하는 신약성경적인 모델의 교회로 세워져가는 것을 소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