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5일 최종 사퇴결심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손 대표는 4일 서울시장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시민사회 박원순 후보에게 패배한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지만 당내에서 사퇴를 강하게 만류해 최종 입장표명을 보류했다.
손 대표는 전날 밤 측근 의원들과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도 사퇴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이제는 박원순 후보를 도와 시장을 만들어야 할 상황"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내가 동원경선을 진두지휘까지 했는데 당 대표 자격으로 박 후보를 돕는 것은 민주당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백의종군' 입장을 피력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의원은 "손 대표는 사퇴 생각에서 변함이 없을 것같다"며 "민주당의 자존심을 살리면서 박 후보도 당선시키기 위한 길은 이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확고해 보였다"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날 중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민주당은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손 대표가 사퇴를 철회해줄 것을 호소해 막판 반전의 여지도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손 대표는 시내 모처에 머물며 의총에도 불참했다.
의총에서는 손 대표의 충정은 이해되지만 사퇴시 후보단일화 결과에 불복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손 대표가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절대적이었다.
손 대표가 사퇴하면 임시지도부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12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당겨 실시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현행 당헌ㆍ당규상 지난해 10ㆍ3 전당대회 차점자인 정동영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도록 돼 있지만 천정배 최고위원이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고 이인영 김영춘 최고위원도 동반사퇴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주선 조배숙 최고위원 등 당내 비주류 측에서는 지도부 총사퇴시 당이 최악의 위기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어 정 최고위원 승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임시지도부 구성을 놓고도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