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는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노인들의 가르침을 받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것이다. 잠언과 전도서 배후의 교사들도 대부분 노인들이었다고 한다.
『실버목회의 성공전략』의 저자 김철영 목사는 “영화는 백발의 면류관이요,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잠 16:31)는 말씀처럼 노년의 시기는 하나님께로부터 영광을 받는 시기이며, 참다운 기쁨을 누리는 때라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고통이나 소외의 시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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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중앙교회 샬롬공동체.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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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에서는 “늙어도 견실하며 진액이 풍부하고 빛이 청청하다”고 노래한 것처럼, 나이가 든다고 해서 퇴화하고 무기력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앞을 바라보는 눈이 뜨여 인격적·영적으로 성숙해져 간다고 전한다.
노년에는 기력이 쇠하고 둔해지며, 기억력 저하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눈이 흐려지고 활동을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자녀도 낳지 못하게 된다. 김철영 목사는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안을 것이요 품을 것이요 구하여 내리라”(사 46:4)는 구절을 인용하며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연약함 중에 있을지라도 축복하시고, 구원을 약속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광을 누리지 못한 채, 노년을 쓸쓸히 보내며 외로운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이 많다. 때문에 노인들이 평안과 기쁨의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돌보고 섬기는 것은 이 시대 교회들의 중요한 사역 중 하나다.
김철영 목사는 지난 17년간 치매로 고생하다가 소천한 어머니를 섬기던 중 실버사역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게 됐다. 그가 말하는 실버목회는 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 개념과 다른, 노인 대상의 목회다. 세상에 연연하지 않고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현재 서초중앙교회에서 섬기고 있는 그는 “교회가 노인들의 건강을 돌보고 외로움을 달래는 등의 복지부문을 감당하는 것은 어렵지만, 영혼 구원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수소망교회 전임 교역자 시절이던 2004년부터 65세 이상의 성도들을 대상으로 실버목회를 개강, 상·하반기 각 14주로 운영하면서 참여 성도를 500명으로 늘리는 등 계속적인 성장·발전으로 이끈 경험이 있다.
그 후 서초중앙교회 샬롬공동체 담당목사로 부임하게 된 김철영 목사는 “서울지역 노인인구는 평균 10% 정도인데, 서초지역은 13%로 평균을 웃돈다. 이 지역은 특히 조기 은퇴자들이 많고 노인 생활수준도 높지만, 그들을 대상으로 한 목회프로그램이 없어 이 사역의 시급함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곳 노년층 성도들의 모임인 ‘샬롬공동체’를 만들어 개척하는 마음으로 목회에 집중하고 있다. 참여 성도는 8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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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중앙교회 샬롬공동체.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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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 서초중앙교회 본당에서 갖고 있는 ‘어르신들의 샬롬공동체’는 65세 이상의 성도들을 대상으로 예배와 친교, 건강교육과 재교육 총 4가지 영역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철영 목사는 실버목회의 전략에 대해 “노인들이 이 땅의 평안과 하늘나라의 영생을 얻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구원의 확신 속에 생명의 말씀으로 새롭게 변화된 여생을 살 수 있도록 돌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증가한 여가시간을 의미있고 재미있게 누릴 수 있도록 사랑과 친교를 나눌 수 있는 소그룹 공동체 모임들을 활성화하고,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배움에도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화에 따른 지능 변화와 치매는 하나의 의학적인 진단일 뿐, ‘늙으면 으레 그런 증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에 대해 “노인들은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 것을 점점 어려워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약간 시간이 더 걸리기는 하지만, 우리가 평생 배울 수 있는 능력·지성·창의성 등의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는 격언대로 평생토록 배움에 참여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어르신을 위한 샬롬공동체’는 이 중에서 내적적응을 중시하는데, 이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럼으로써 자녀와의 괴리감, 건강 악화, 직장에서의 지위 상실로 인한 자신감 상실 등 심리적으로 느끼는 소외감·우울증 등을 극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공동체에서는 또 ‘암예방과 대책’, ‘간증·회개일기’, ‘아름다운 삶과 거룩한 죽음’, ‘어르신의 외적환경’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0월 6일 ‘어르신의 내적적응’, 13일 “김영감의 독백’ 모노드라마, 20일 ‘어르신의 영성’, 27일 ‘관절염 예방과 대책’, 11일 3일 ‘호스피스사역 소개’, 10일 ‘어르신의 한방’ 17일 간증: ‘굽었던 등을 펴주신 하나님’, 24일 ‘평생감사’, 12월 1일 종강예배, ‘어르신의 영양과 식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 시간마다 예배와 영상 성지순례를 진행한다.
샬롬 얻기 위해 소금을 두고 화목하세요
지난 9월 15일 ‘한가위 놀이마당’을 여는 ‘소금을 두고 화목하라’ (막 9:49-50)는 주제의 예배에서 김철영 목사는 이혼율의 급증, 어른에 대한 존경심 하락 등을 예로 들며 쉽게 무너지는 요즈음의 인간관계에 대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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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영 목사의 설교 모습. ⓒ오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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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소금은 여러 기능 중에는 뻣뻣한 성질을 죽여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있다. 김치를 만들 때 배추에 소금을 치면 양념이 골고루 잘 퍼지게 된다. 그렇듯이 소금을 두고 뻣뻣한 자신의 형체를 없애야 서로 어울려 화목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소금은 자신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성질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 형체만 없앤다. 밀알이 떨어져 썩어 열매를 맺듯, 예수님은 형체가 없어졌지만 구원의 역사의 생명력이란 믿는 자의 가슴에 살아 있다”고 말하면서 “내 자신이 주님의 십자가, 그 낮아짐과 겸손으로 이웃을 섬기고 하나님을 섬기면 진실로 샬롬을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샬롬공동체의 설교는 성경을 원론 중심으로 전해 ‘구원의 확신’을 심어주는 것에 주력한다. 그리고 설교를 주제로 말씀 나눔 시간을 가진다. 김철영 목사는 “노년층 기독교인들 중 믿고 있다고 하지만 구원의 확신이 없고 기복신앙을 가진 분들이 많다. 그래서 앞으로 샬롬공동체는 그들에게 구원의 확신을 심어주고자 한다”고 계획을 밝혔다.
끝으로 김철영 목사는 “이 사역을 좀더 특성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배움터도 더 다양하게 만들 것이다. 우리가 갖는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이 프로그램으로 구원의 확신을 주고 교회에 정착시켜, 여생 동안 복음도 함께 전하고 봉사활동도 함께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서초중앙교회 ‘어르신들의 샬롬공동체’: 서울시 서초구 서초1동 새마음길 10호
홈페이지) www.scmc.or.kr
문의전화) 02-3472-9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