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가 ‘기름부은 자’라 칭했던 이방의 황제

칼럼
[송태흔 칼럼] 페르시아 제국의 초대 왕 고레스(Cyrus)

 

▲송태흔 목사(엘림코뮤니오).

‘태양 보좌’ 라는 히브리어 의미를 지닌 고레스는 바사(페르시아 제국)를 이 땅에 세운 초대 왕이다(주전 546년-529년 재위). 여호와께서는 고레스 왕 원년에 눈물의 선지자 예레미야를 통해 하신 말씀을 이루시려 고레스의 마음을 감동시켜 온 나라에 조서를 공포하여 예루살렘에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게 했다. 첫번째로 세워진 솔로몬 성전이 앗수르와 바벨론에게 짓밟힌 뒤, 스룹바벨을 통해서 제2의 성전이 세워지도록 했다.

이방의 고레스 왕 때문에 유다, 베냐민 족장들 및 레위 사람들이 감동하여 금은 보물과 짐승 기타 예물을 성전 건축에 쓰도록 즐거이 드렸다. 고레스는 느부갓네살 당시의 여호와의 설전 기명과 사로잡힌 자를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보냈다(대하 36:22,23 스 1:1-11). 주전 536년 포로 석방과 함께 이스라엘 사람들의 가나안 귀국은 매우 유명한 세계사의 사건이 됐다. 고레스는 예루살렘 성전 건축을 위해 레바논에서 백향목을 이스라엘로 가져오도록 지시했다(스 3:7).

바사의 초대 왕 고레스란 이름은 바사어의 Kurush(쿠루쉬), 엘람(Elam)어 앗수르어 및 바벨론어의 Kurash(쿠라쉬), 히브리어의 고레스, 희랍어의 쿠로스로 표기된다. 그는 고대 바사제국이 이 땅에 세워지기 전, 아카메데스(Achamenes) 왕조의 후예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부친은 캄비세스 1세로서 동부 엘림의 작은 고을이였던 안산의 왕이며, 모친 만다네는 메데 왕 아스티아게스의 딸이다.

고레스는 외조부인 메대 왕 아스티아게스(Astyages)의 통치하에 있던 한 작은 고을 안샨(Anshan) 또는 안잔(Anzan) 왕국에서 주전 599년경에 출생하여 주전 559년 아카메데스 왕족의 왕위를 계승했다. 즉위 후 메대와 싸움을 시작하여 주전 550년 메대의 에쿠바타나를 점령, 약탈했다. 그는 명실공히 바사 제국을 이 땅에 세워서 대국의 지배자가 됐고, 서부 아시아 지역에서 경쟁자가 될만한 자는 불과 두 나라 정도 밖에 없을 정도였다.

고레스 왕은 크로에서스 나라와 두 번의 싸움을 통해 통쾌한 승리를 거두므로, 사데(Sardes) 땅을 모두 점령했다(주전 546년). 그때부터 주전 539년까지 고레스는 전쟁을 통해 전진 또는 후퇴를 반복하면서, 당시로서는 세계 최대의 제국을 만들어 나갔다. 당시 바벨론 제국의 나보니다스는 전통 있는 왕국과 자국민의 안전보다는 신(神)들의 안전에 마음을 온통 쏟았다. 고레스 왕이 바벨론을 침입했을 때 그들은 적을 막을 무기와 방책을 전혀 갖지 못했다. 바벨론은 고레스에 의해 함락됐고, 동시에(주전 538년) 페니키아(Phoenicia), 블레셋의 해안 지방과 수리아 및 발레스틴도 모두 고레스의 수중에 들어갔다.

고레스는 바벨론을 바사 제국의 주요 성읍 중 하나로 만들었고, 대제국의 황제로서 큰 지위와 명예 그리고 힘을 동시에 얻었다. 고레스는 그의 아들 칸비세스를 바벨론의 분봉왕으로 삼고, 자신을 ‘제국(諸國)의 王’이라 칭하며 통치 범위의 광대함을 온 세계에 나타냈다. 정복민에 대해서는 사랑과 동정심이 많았고, 싸움터에서는 전략가 또는 탁월한 지휘관으로서 능력이 뛰어났으며, 이전 누구도 고레스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따를 자가 없었다.

이후 10년 동안 여름철에는 악메다(Achmetha)에서, 겨울철에는 바벨론에서 요지부동한 전력을 한 손에 쥐고 천하를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호령했다. 카스피해 동안(東岸) 평원에서 팔디아인(Parthians), 마사게테인(Massagete)과의 전쟁에서 패배해 부상하여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충신의 손에 의해 파살가데(Pasargade) 대평원에 있는 거대하고 장려한 묘소에 매장됐다. 세상은 그와 견줄만한 리더를 오랫동안 찾지 못했으므로, 죽은 이후에도 세상 사람들은 그를 잊어버릴 수 없었다. 이사야는 이방인의 왕 고레스를 ‘기름부은 자’로 칭하며 그의 이름을 만방에 높였다. 하나님을 섬기는 자는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성전을 예루살렘에 건립하는 데 큰 역할을 감당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많은 나라들이 자신들을 통치해 나갈 지도자를 선택할 때, 강력한 리더십과 더불어 부드러움을 겸비한 자를 매우 중시한다. 세계 각국의 최고 수반들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여성들이 선택된 점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에 예외는 아닌 듯싶다. 곧 있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로 제1야당인 민주당이 국민들의 예상을 깨고 압도적인 표차로 여성을 선발했다. 차기 서울시장은 일방통행식의 강력한 리더십을 버리고, 좀더 부드럽고 온건한 시민 통합정책을 펼치기를 정당 원들과 시민들이 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1세기는 남녀 지도자를 불문하고 자신의 고집을 앞세워 불도저 같은 통치 정책을 펼쳐서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끌어 나갈 수는 없다.

국민들에게 그렇게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현 정부는 이때쯤 겸허하게 자신들의 리더십을 겸손하게 살펴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정권의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는 리더십의 모양을 다시 한번 만들고 세워나가길 국민들은 모두 바라고 있다. 각 교단 지도자들도 마지막 남은 임기를 고레스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견주고 살펴서 가을날 아름다운 퇴장이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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