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故 문익환 목사 부인 박용길 장로의 별세와 관련, 장례위원회 측에 “개성에서 장례와 관련한 협의를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위원회에 따르면 27일 북한 김양건 아시아태평양위원장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팩스를 보내 “개성으로 내려와 장례와 관련한 협의를 하고자 하니 유족과 장례위 관계자가 방북해 달라”는 전통문을 보냈다.

장례위는 이 사실을 통일부에 알렸고, 통일부는 “조문단이 서울로 온다면 정중하고 안전하게 편의를 보장하겠지만, 내려오지 못한다면 개성이든 다른 곳이든 일체의 접촉을 허용할 수 없다”며 불허했다. 통일부는 “유가족이나 장례위 관계자가 방북하는 것은 전통적 장례 예법과 정서에도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근 장례위원장은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故 박용길 장로는 문익환 목사의 소천 이후 두 차례 방북한 바 있다. 故 문 목사도 생전 북한을 방문해 귀국 후 수감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