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칼럼] 금과옥조(金科玉條)

칼럼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 말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요한복음에는 “태초에 말씀이 계셨으니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고, 이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라”(요1:1)고 기록돼 있다. 말씀(교훈)이 곧 하나님이라고 선언했다. 하나님(神)을 형상이나 모습으로 찾지 말라. 하나님은 메시지(말씀, 교훈)로 존재하신다. 이 세상의 성현들도 그들의 어록으로 존재한다.

맞춤: 내 몸에 맞추어 입는 옷은 입기에 편하고, 내 발에 맞추어 신는 신은 신기에 편하다. 내 양에 맞추어 먹는 음식은 속이 편하고, 내 형편에 맞추어 사는 삶은 마음이 편하다.

메아리: 산에는 메아리가 있어, “야호!”라고 외치면 “야호!”라고 답하고, “미워!”라고 외치면 “미워!”라고 대답하네. “미안해!” 라고 외치면 “미안해!”라고 답하고, “사랑해!”라고 외치면 “사랑해!”라고 대답하네. 우리들 인정도 메아리 같은 것이 아닐까? 내가 먼저 외치기 나름이니까, 내가 먼저 베풀기 나름이니까.

몽둥이와 수박: 도둑이 칼을 들고 들어오면 몽둥이를 잡지 말고 냉장고에 있는 시원한 수박을 꺼내면 어떨까, 몽둥이를 들면 둘 다 다치지만 수박을 꺼내면 그 칼로 잘라 함께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

미련: 밥을 안 먹고 술만 마시는 아빠, 돌이 엄마가 돌이 아빠를 붙들고 애원했다. “여보, 내 소원이니 제발 밥 좀 먹어요.” 돌이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돌이 아빠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저런, 술에다 밥을 말아먹고 있네. 사람의 미련이란 정말 끊기 어려운 모양이네.

변명: 한 사나이가 길을 가다 길바닥에 튀어나온 돌멩이에 다리가 걸려 넘어졌다. 같이 가던 사나이가 말했다. “괜찮아, 실수란 누구나 하는 법이니까.” 이튿날 그 사나이는 그 길을 가다 또 그 돌멩이에 걸려 넘어졌다. 같이 가던 사나이가 말했다. “이봐, 똑같은 실수를 두 번 하는 건 실수가 아니라 잘못이야.” 그러자 그가 말했다. “아니야, 이번에도 실수야. 어젠 왼쪽 다리가 걸렸고, 오늘은 오른쪽 다리가 걸려 넘어졌거든.”

보석과 사람: 보석 하나 얻었다고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니다. 보석 하나 잃었다고 평생 불행하게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 하나 잘 만나 한평생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고 사람 하나 잘못 만나 한평생 불행하게 사는 사람도 많다.

보자기와 걸레: 겸손이라는 보자기는 사람들의 결점을 덮고, 반성(회개)이라는 걸레는 사람들의 잘못을 깨끗이 닦는다.

부끄러움과 게으름: 지난날의 부끄러움은 부끄러움이 아니고 지난날의 게으름은 게으름이 아니다. 진짜 부끄러움은 지금의 부끄러움이고, 진짜 게으름은 지금의 게으름이다. 지금 내가 게으른 줄 알면서 게으름을 고치지 못하는 것은 부끄러움이고, 지금 내가 부끄러운 짓을 하면서 빨리 고치지 못하는 것이 게으름이다.

분실: 우산을 잘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핸드폰을 잘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자기 것을 챙기지 못한다고 비웃지 말라. 우리 모두 가끔씩 이성과 양심을 잃고 사니까.

분실: 우산을 잃었다고 너무 아까와 말라. 누군가가 그 우산을 요긴하게 쓰고 다닐테니까. 시계를 잃었다고 너무 아까와 말라. 누군가가 그 시계를 소중히 차고 다닐테니까. 그러나 용기를 잃었을 땐 아까와 해야 한다. 빨리 찾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용기란 누가 가져다 쓸 수도 없고 놔두면 그대로 사라져 버리니까.

불쌍해: 인기 없는 연예인이 불쌍하고, 밑천 없는 장사꾼이 불쌍해, 사랑 없는 부부가 불쌍하고, 용기 없는 젊은이가 불쌍해, 갈곳 없는 노인들이 불쌍하고, 인정 없는 부자도 불쌍해.

불편하다: 모난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모난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과 같다. 참 불편하다. 비뚤어진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은 비뚤어진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는 것과 같다. 참 불편하다.

사랑의 꼬리: 진짜 사랑은 긴 꼬리가 있다. 꼬리는 없고 머리만 있는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다. 떠나가고 나서도 한참동안 꼬리가 남는 사랑, 그 사랑이 진짜 사랑이다.

삶: 흘러가는 흰 구름 그냥 바라보지 말고, 스스로 한번 그 구름이 되어 흘러가 보자. 흘러가는 강물 그냥 바라보지만 말고, 스스로 한 번 그 강물이 되어 흘러가 보자. 구름이 되고 강물이 되어 흐르다 보면 이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비오는 날, 비가 되고, 바람 부는 날, 바람이 되어 보자. 욕심 버리고, 마음 비우면 이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것이다.

글ㅣ김형태 박사(한남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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