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산가족상봉 이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회가 개최됐다.
우상호 의원실은 27일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이산가족상봉 이후, 남북관계 이렇게 나아가자'란 주제로 긴급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우상호 의원(서울 서대문구갑·민주당)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는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가 '이산가족상봉 이후 남북관계, 이렇게 풀어나가자'란 주제로 주제발표를,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이 '이산가족 상시 상봉체계 확립을 위한 대북협상 추진방향'이란 주제로 토론을 이끌었다.
주제발표에 나선 고유환 교수는 "남과 북은 역대 지도자들이 풀지 못한 대결의 악순환을 끊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이번 이산가족상봉이 물꼬를 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하지만 이산가족상봉 이후 핵과 관련해 북한이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지 않으면 풀어나가기 힘들 것"이라며 "북한은 여전히 핵 능력이 향상되어가고 있다. 핵과 관련해서 평화협상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발의에 나선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이산가족상봉은 로또에 비유되기도 한다"며 "추첨 방식이 아니라 고령자 우선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현재 이산가족 생존자의 11.1%가 90세 이상이며 80세 이상만도 52.8%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2003년 이후 사망률은 매년 평균 약 3800명에 달한 반면 상봉자수는 1800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해결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정 위원은 대안으로 "매년 상봉 규모를 7000명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7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는 10년간 매년 6000명 이상이 상봉해야 한다"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에게 매년 최소한 7200 이산가족의 상봉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정 위원은 또 "북한은 경제적으로 매년 7200 이산가족의 상봉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부족한 외화 획득을 위해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허용한다면 이산가족상봉에 대한 북한의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산가족 생사확인에 대해서도 정성장 위원은 설명을 이어갔다. 정 위원은 "남측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7만1000여명 전원의 북한 가족 생사확인 및 서신교환이 필요하다"며 "차기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한국정부는 북측에 연말까지 북측 가족 생사확인을 요구하고 진전 정도에 따라 5.24조치를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 위원은 "이산가족간 서신교환도 정례화 및 확대할 수 있도록 서신 교환 건수에 따라 북한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서신교환이 이뤄진다면 북측 가족을 경제적으로 돕고자 하는 남측 이산가족의 대북송금이 공식적인 당국채널을 통해 이뤄지도록 협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대북 송금액은 매달 10만원 이하로 제한하되 북측 가족에게 돈이 전달되면 돈을 받았다는 수령증과 함께 북측 가족의 서신을 남측 가족에게 전달하도록 의무화하면 자연스럽게 정례화될 수 있다"고 정 위원은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국회입법조사처 이승현 조사관은 "이산가족상봉 문제는 정치문제와 연결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상가족상봉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산가족간의 우경사가 있을 때 자유롭게 만날 수 있도록 재결합의 문제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언으로 토론을 정리한 우상호 의원은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통일부가 제외된 것과 정부가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은 서운하다"며 "이산가족상봉 문제에 대해서만은 여야 모두 반대하지 않는다. 북측의 진정성 있는 행동에 화답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우 의원은 또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 재개는 연동될 수밖에 없다. 이산가족상봉이 정례화하게 되면 금강산 재개와 관련해 성의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정 위원이 주장한 고령자 우선 방식도 시행이 어렵다면 50%는 고령자로 나머지 50%는 추첨방식으로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의견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