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가 27일(목)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과 연말까지 통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대표회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홍재철 목사는 이 날 기자회견을 통해 "기독교가 싸우는 모습으로 세상에 비치고 있는 것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고, "연합기관은 권력 다툼을 하거나 돈벌이 하는 곳이 결코 아니다"라며 "한국교회의 분열된 모습에 서글픔을 느끼고, 한국교회가 하나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한다"고 했다.
또 홍 목사는 "기독교 발전을 위해 모든 언론과 기관이 동참해 공청회를 열었으면 한다"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한기총의 잘못을 지적한다면 받아들이겠다"며 "책임이 있다면 오늘이라도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했다. 그래서 대한민국 기독교가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고, 사회나 국민으로부터 한국교회가 하나 되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홍 목사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그는 "한교연과 통합을 위한 9인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히고, 9인 위원회 위원장으로 이강평 목사를 임명했다. 9인 위원회는 이용규 목사, 이승렬 목사, 하태초 장로, 정학채 목사, 진택중 목사, 조갑문 목사, 이건호 목사, 황덕광 목사 등으로, 도용호 부총무가 간사로 수고한다.
또 홍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 임기는 2년으로 되어 있으나, 한교연과의 통합을 이룬다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통합 대표회장'을 세우겠다"고 했다. 특히 "연말까지 통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대표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한기총) 대표회장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이외에도 홍 목사는 "금년 5월에는 순복음, 기성, 예성 등 교단 총회가 열린다"고 말하고, "그 교단들 총대들의 걱정과 염려를 끼쳐드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5월 안까지 1차 협상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조만간 한국교회 원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합의안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홍재철 목사의 한기총과 한교연 통합 관련 발언은 지난해 12월 초 제24-3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대표회장 연임에 대한 정관개정안을 통과시킨 후 처음 나왔다. 당시 홍 목사는 대표회장 연임을 위해 통합 카드를 꺼내 들었었다.
당시 홍 목사는 실행위원회 후 기자회견에서 "연임을 시켜주시면 임기가 새로 시작되는 총회에서 7인위원회를 구성하고, 그들에게 (통합에 대한) 전권을 맡기겠다"며 "(2014년) 6월 말까지 통합문제를 매듭짓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한교연 측은 홍 목사의 진정성을 의심했고, 통합은 환영하지만 홍 목사가 직접 나서는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