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에 대한 징역형이 확정되면서 SK그룹이 충격에 휩싸였다.
총수 공백 장기화에 따른 SK의 투자 지연과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7일 대법원 1부는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회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의 원심을 확정했다. 최 회장은 SK 계열사에서 펀드 출자한 돈 465억원을 국외로 빼돌려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동생 최재원(50) 수석부회장도 징역 3년 6월이 확정됐다. 최 부회장은 횡령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날 최 회장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자 SK그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SK 측은 선고 직후 "그동안 많은 노력에도 소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은데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경영 공백의 장기화로 인해 신사업 등의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SK 경영진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고 위기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 회장 공백에 따른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신규 투자 등 기업 경영에 대한 리스크는 지속될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반응도 비슷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자는 메시지가 나오는 가운데 반대 기류의 판결이 나와 당혹스럽다"며 "재계가 경제살리기에 매진할 수 있도록 모처럼 훈풍이 불었는데 SK 사안으로 삭풍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선 동정론도 일고 있다. 최근 법정 수난을 겪은 주요 그룹 회장 가운데 SK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 유일하게 구속됐다. 또한 대기업 사건 가운데 가족 모두가 수감된 매우 드문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