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를 위한 신학강좌] 선교로 보는 현대교회사(8)

목회·신학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이정숙 교수

윌리엄 캐리라든가 리빙스턴이라든가 허드슨 테일러가 영국이 파송한 선교사라면 미국이 파송한 아주 유명한 선교사라면 아도니람 저드슨(Adoniram Judson) 같은 선교사가 있다. 아도니람 저드슨은 지금의 미얀마(옛날의 이름은 버마)에 가서 선교를 했다. 아도니람 저드슨은 해외선교를 위한 미국파송위원회 여기를 통해서 파송됐다.

제가 작년(2012년)에 골든콘웰신학대학교에서 열리는 로잔회의에 갔다가 거기에서 마침 그 지역의 역사적인 장소를 보여주는 투어가 있어서 거기도 갔다가 개별적으로 시간을 내서 선교하고 관련된 중요한 교회들을 방문했다. 그때 미국파송위원회가 사용했던 교회로, 아도니람 저드슨이 파송 받았던 그 교회를 가게 됐다.

그 교회가 살렘이라는 도시에 있는데 이 도시에 가보고 '이 도시가 어떻게 해서 선교를 그 당시에 그렇게 많이 할 수 있을까?' 알았다. 거기는 엄청난 항구도시였다. 대서양이 앞에 쫙 보이는, 그런 항구도시였다. 그 항구에서 바로 조금만 가서 큰 길을 건너면 그 당시 썼던 세관이 지금까지 남아있는데 세관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모른다.

엄청난 교역이 있으니 세관이 그렇게 커야 했으니까 그렇게 크게 지은 것이다. 그 세관의 규모는 당시의 교역량을 얘기해주고 미국이 무역적·경제적으로 얼마나 활성화됐나 보여준다. 선교는 어떤 의미에서 돈이 있으니까 하는 것이다. 돈이 없으면 선교를 할 수 없다. 그리고 해상통로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선교사가 바다를 건너기가 너무 힘들다. 교통이 마련되었을 때 그렇게 할 수 있다. 마치 바울이 이미 그리스와 로마가 세계를 제패해서 해상길과 육로를 다 개척했기 때문에 선교를 할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미국이 이런 엄청난 선교를 할 수 있었다.

저드슨이 그때 파송받았던 교회는 이 포구와는 조금은 떨어져 있지만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교회가 굉장히 큰데 교회를 딱 들어가면 왼쪽 편에 조그마한 방이 있는데 그 교회 박물관이다. 근데 거의 83세 되는, 연세가 많은 조그마한 미국 할머니가 교회 박물관 관장이다. 우리가 세계적으로 50여 개국에서 온 신학교 관련 지도자들이 모인 것이라, 관장님께서 나오셔서 교회 역사를 너무 너무 기쁘게 좍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되게 조그마한 방에서 여러 가지 설명하는데 그 앞에 빨간 의자가 하나 있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같은데 가면 그림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고 빨간 줄 해놓은 것처럼 그런 것을 의자에 걸어 놓았다. 그래서 저건 뭔가 그랬는데 그 의자가 아도니람 저드슨과 다른 선교사들이 파송될 때 앉았던 의자였다. 그 의자가 거기 보관돼 있었다.

옛날에 미국 사람들은 19세기 20세기 초반까지도 교회의 의자 좌석을 샀다. 장의자가 있으면 4명이 앉을 수 있는데 1번, 2번, 3번, 4번 해서 그림이 있다. 앞자리가 당연히 비싸고 뒷자리가 조금 더 싸다. 어떤 교회는 시간을 좀 두고 하는데 어떤 교회는 1년에 한 번씩 바꾼다. 한번 사서 계속 앉으면 미안하지만 교회가 수입이 없으니, 1년에 한 번씩 바꿔서 다시 헌금을 내고 좌석을 받는다. 실제로 좌석에 이름도 다 있다.

참 재미있다. 제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공부할 때 학교 바로 정문 옆에 나소장로교회라고 아주 유명한 장로교회가 있었다. 그 교회가 미국대통령 두 명을 낳아서 그 교회에 들어가면 지금도 두 명의 대통령 이름이 있는 좌석이 있다. 옛날에 그 사람들이 그 좌석을 돈 내고 사서 앉았다. 그래서 거기다 이름을 붙여놓았다. 그 당시에 좌석이라는 것이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었다.

근데 여기 선교사님 파송됐던 그 날에 아도니람 저드슨 선교사나 다른 선교사들 그림도 다 있다. 그런데 교회 안에서 좍 설명할 때는 50여 개국에서 온 사람들이 다 앉아 들었는데 실제로 박물관에 남아서 설명까지 다 듣고 간 사람은 몇 사람이 안 됐다. 그 귀한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가버렸다. 그래서 남아 있는 사람들 때문에 할머니가 너무 기쁘셨는지 빨간 줄 그걸 딱 떼셨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거기 앉아서 사진 한번 찍으라고 하셨다. 제가 아도니람 저드슨 앉았던 자리에 앉아서 사진을 찍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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