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일생 바친…맥그린치 신부 기념사업 본격 추진

한국전쟁과 제주4·3사건을 거치며 암울했던 시절 제주에 와 반세기 넘게 지역 개발, 교육, 복지 사업을 벌여온 아일랜드 선교사 P.J. 맥그린치(한국 이름 임피제·86) 신부의 업적과 정신을 기념하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임피제 신부 기념사업회'는 오는 21일 오후 5시 한림읍체육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기념사업 추진을 본격 시작한다고 20일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맥그린치 신부는 1954년 제주에 부임한 이후 60여년을 제주에서 지내며 가난한 제주 사람들을 위해 지역개발 사업, 교육사업, 복지사업 등을 추진하며 지역발전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제주도를 위해 헌신한 그 정신을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기념사업회는 "맥그린치 신부가 우리에게 가난을 이겨내는 방법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을 전수해 줬듯 우리도 주변의 가난한 이웃과 국가에 그동안 받았던 도움을 그대로 전하려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기념사업회는 또한 "맥그린치 신부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청년들을 제2, 제3의 맥그린치로 키워내기 위한 교육을 시켜나가겠다"며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제주형 지역 개발을 위한 노력에 많은 관심과 협조 바란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출신으로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사제로 1954년 제주에 부임한 맥그린치 신부는 지난 60년간 섬에 머물며 선교활동은 물론 축산업, 의료, 교육, 복지활동 등을 적극 펼쳤다.

한림성당 초대 주임신부를 맡으며 처음 제주와 인연을 맺은 맥그린치 신부는 사제로서 복음을 전파하고 교세를 확장하는 일에 힘쓴 것만이 아니라 지역개발가로 제주 땅에서 가난을 몰아내는 일을 몸소 실천했다.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황무지를 일궈 이시돌목장을 개설하고 농민들에게 목초지 개량법이나 가축 기르는 법을 가르치는 등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

맥그린치 신부가 제주에 도착하던 시기는 4·3사건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제주 사람들이 빈곤의 절망 속에서 살아가던 때였다. 맥그린치 신부는 밭농사 위주의 농업이 대부분이었던 현실에서 중산간 황무지를 개간해 초원을 만들고 축산업과 낙농업 등을 도입해 농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4H클럽 제주 조직을 꾸렸으며, 제주 최초의 신협인 한림신협도 설립했다.

이시돌목장은 비육사업, 낙농사업, 경주마 사업 등을 벌이고 있으며 그 수익으로 호스피스 병원과 요양원, 청소년 수련관 등 사회복지사업을 운영한다.

맥그린치 신부는 이런 공을 인정받아 '아시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막사이사이상을 비롯해 적십자 봉사상, 일가상, 대한민국 석탑산업 훈장, 제주도문화상 등을 받았으며 지난 1973년 제주도 명예도민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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